추한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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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금속공예라는 분야를 전공하면서 나는 어떤 현실과 학문과의 입장차이를 좁힐 수가 없었다. (물론 그 ‘학문’이라는 것이 작업이라고 불리워지는 현실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그보다는 이상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그 중의 하나인 다이아몬드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이아몬드는 물질적인 가치와 상대적인 희소가치를 가진 귀중품, 즉 ‘보석’이다. 이런 보석들은 그 자체가 가진 심미적인 특장점으로 인해 그 가치가 올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절대량으로 인한 희소성 때문에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도 한다. 이런 보석들을 구입하고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심미적 가치와 금전상환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건이 좋아서,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잔여수량이 적어지게 되면, 희소성이 생기고, 비싸지는것. 혹은, 원래 매장량이 얼마 없어서, 절대량이 부족하고, 그만큼 귀중하다고 평가받는 것. 비싼 이유는 이 둘 중 하나일 거다. 그런데 사실 지금 중요한 논점은 이런 계산법에 있지 않다. 보석이라는 것의 가치기준이 ‘아름다움’에 있다는 보편적 가치관에 너무도 반하는 가려진 사실에 대한 이야기다.

보석중의 으뜸으로 일컬어지는 다이아몬드의 실제 생산 현황을 살펴보면 주목할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워지는 아프리카산 다이아몬드의 생산실태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주 생산국들인 시에라리온, 앙골라, 콩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은 주로 유혈분쟁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이아몬드의 생산으로 얻는 수입을 반군, 혹은 정부군의 주 자금원으로 사용한다는 데에 그 문제가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름다움’ 그 자체인 다이아몬드의 생산에 유소년의 노동력을 이용한다는 사실인데 이런 실상은 이미 이슈화되었던 ‘피버노바 축구공 생산에 동남아 낙후국의 아동 노동력이 이용된 문제’ 등과도 유사하다.

과연 ‘다이아몬드’는 아름다운가?

더군다나 국내에서 유통되는 금은보석류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더욱 할 말이 없어진다. 그 더러울지도 모르는 ‘금은 보석’들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기 보다는, 더욱 많은 이익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과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단계에서, ‘아프리카에서 맨땅을 손가락으로 파헤치는 어린 아이의 얼굴’ 따위가 생각날리 만무하다.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다.

‘물건을 파는 방법도 디자인한다.”라는 어느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적어도 자신이 디자인하려는 어떤 물건을 아름답게 만들려고 한다면 그 시작인 재료에서부터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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