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한 번역기법 총 정리

* 기가 막힌 네 문장.

1. 대명사 생략

A woman is like your shadow. Follow her, she flies; fly from her, she follows.
김석희 선생님 번역:
여자란 그림자 같아서 쫓아가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쫓아 온다.
이렇게 번역할 수 있고 번역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품사 전환

Man is as old as he feels; woman is as old as she looks.
독해 : 남자는 자신이 느끼는 만큼 나이를 먹고, 여자는 보이는 만큼 나이를 먹는다.
김석희 선생님 번역 :
남자 나이는 느끼기 나름이고, 여자 나이는 보이기 나름이다.
3. when 종속문 번역. 저자의 의도를 살려 문장 흐름을 따른다.

A woman gives herself to god when Devil wants to do nothing more with her.
김석희 선생님 번역 :
여자가 마음을 신에게 바치는 것은 악마가 더 이상 그 여자에게 볼 일이 없을 때다.
4. 문장 이상의 문장을 읽어라.

Young men want to be faithful and are not;
old men want to be faithless and cannot.

– Oscar Wilde

독해 : 젊은이는 충실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고, 늙은이는 부실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김석희 선생님 번역을 보고 약간 수정:
남자가 젊어서는 한 여자만 사랑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나이가 들어서는 바람 피우고 싶어지지만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 캬~ 이런 문장 이상을 읽는 번역은
‘한시漢詩’를 많이 읽어야 잘 하게 된다고 김석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
* 콜론과 세미콜론.

요즘 이 콜론과 세미콜론이 나오는 문장을 즐겨쓰는 저자의 글을 번역하고 있다.
도무지 이 두 부호를 쓰는 이유와 그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해서 고민하던 참에 공부 좀 하자 싶어서 정리해본다.

* 린 트러스, 장경렬 옮김, ‘ 먹고 쏘고 튄다 Eats, Shoots & leaves’ 가운데 인용.
세 미콜론은 앞에 나온 완전한 문장에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말해준다. 또는 아직 무언가를 덧붙여야 할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중략] 세미콜론이 그 자리에 있다면 당신은 즐거운 기대감에 차 있어도 된다. 무언가가 더 나올 것이니, 읽어 나가라. 그러면 그것이 무엇인지 선명해질 것이다.
– 루이스 토머스, 『메두사와 달팽이』
기 대감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콜론과 세미콜론이 하는 일이다. 마치 내부의 샘과도 같이, 콜론과 세미콜론은 더욱 많은 정보를 향해 당신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의 문장 안에 추진력을 발휘하는 역할을 한다. 콜론과 세미콜론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세미콜론이 앞서 제시된 진행 방향을 반드시 따르지 않은 채 어떤 방향으로든 가볍게 추진력을 발휘하여 당신을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콜론은 이미 정교하고 섬세하게 준비된 길을 따라 나아가도록 당신을 밀어붙이는 역할을 한다. 그처럼 유용한 부호들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단 말인가!

# 콜론

콜 론은 거의 항상 완전한 문장 다음에 나오며, 앞으로 나올 것을 다소 과장되게 예고하는 역할이 이 콜론에게 맡겨진 역할 가운데 가장 간단한 것이다. 콜론이 나오는 자리에 이르게 되면, 누군가가 기쁜 마음으로 만족해서 “그렇지!”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This much is clear, Watson: it was the baying of an enormous hound.
왓슨, 이 정도까지는 확실하네. (그렇지!) 이건 엄청나게 큰 사냥개가 짖는 소리야.

하지만 “예고 기능”은 콜론의 여러 역할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 유형의 콜론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 유형의 콜론도 있다.

You can do it: and you will do it.
너는 할 수 있어. (아,) 그리고 너는 할 거야.

클론의 고전적 역할 가운데 하나는 대립되거나 반대되는 두 진술 사이에서 양자를 균형 있게 떠받치는 친절한 받침대로서의 역할이다.

Man Proposes: God disposes.
모사(謨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
(아무리 멋진 일을 꾸미더라도 하늘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

콜론은 놀라운 순간을 제공하기 전에 독자를 잠깐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I find fault with only three things in this story of yours, Jenkins: the beginning, the middle and the end.
젠킨스, 나는 자네의 이 이야기에서 다만 세 군데만 흠을 잡도록 하겠네. 이 이야기의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잘못되었네.(결국은 이야기 전체가 잘못되었다는 뜻.)

이 처럼 콜론 다음에는 문장의 구성 요소 일부만이 나오기도 한다. 즉, 앞서 진술한 것의 예를 제시하고자 할 때, 앞선 내용을 반복해서 진술하고자 할 때, 앞선 진술의 내용을 상세히 밝히거나 강조하고자 할 때, 또는 앞의 진술에 설명을 덧붙이거나 이와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진술을 첨가하고자 할 때, 이런 의도가 반영된 문장의 일부 구성 요소를 이끄는 역할을 콜론은 하기도 한다.
목 록의 형태로 무언가를 나열할 때 콜론이 동원된다. (특히 세미콜론을 사용하여 여러 항목을 나열할 때 콜론이 우선 동원된다.) 콜론들은 또한 책이나 영화의 제목에서 제목과 부제 사이를 나누어 놓는 역할도 한다. (번역할 때는 주로 ‘대시’를 사용한다.) 관례적으로 극중 인물과 그 인물의 대사 사이를 구분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아울러 기다란 인용문이 시작되기 전에도 콜론이 쓰인다.
# 세미콜론

세 미콜론이 주로 들어가야 할 자리가 있다면 이는 서로 관계 있으면서도 “and”나 “but” 같은 접속사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두 문장 사이이다. 말하자면, 쉼표를 넣으면 비문법적인 문장 구성이 될 때 쉼표 대신 세미콜론을 넣는다. 대시가 세미콜론을 대신하더라도 문장에는 별다른 손상이 가지 않는다. 대시는 세미콜론보다 덜 격식에 얽매어 있는 문장 부호로, 대화체의 어조를 강화하며, 상당히 미묘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세미콜론이 제시된 문장들의 앞뒤 연결을 암시하는 문장 부호라면, 대시는 직접적인 연결 관계가 한결 더 약할 때를 위해 예비해 두어야 할 문장 부호에 해당한다. 즉, 대시는 서로 관련이 없는 단편적인 말들을 연결하는 다리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세 미콜론의 저변에 놓인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자, 힌트를 드리도록 하지요. 이 문장의 요소들은 문법적으로 명백하게 나뉘어져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생각을 여러 요소로 나눠 놓은 것일 뿐입니다. 당신을 위해 좀 더 평이하게 설명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보세요. 당신은 대단한 독자잖아요. 지도까지 그려 줄 필요야 없겠지요.”
# 저자 린 트러스가 제시한 예문. 마침표와 세미콜론, 콜론의 차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 Tom locked himself in the shed. England lost to Argentina.
톰이 헛간에 틀어박혀 있다. 영국이 아르헨티나에게 시합에서 졌다.
(두 가지 사실을 과거 시제로 단순히 서술함.)

2 Tom locked himself in the shed; England lost to Argentina.
톰이 헛간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고, 영국이 아르헨티나에게 시합에서 졌다.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뉘앙스.
톰이 양국 간의 경기를 차마 제정신으로 볼 수 없어서 헛간에 틀여박히게 되었을 수도 있다.)

3 Tom locked himself in the shed: England lost to Argentina.
톰이 헛간에 틀어박혀 있다. 영국이 아르헨티나에게 시합에서 졌기 때문이다.
(앞의 문장을 추가로 설명한다는 느낌.)
—————————
* 영어를 우리말처럼, 우리말을 영어처럼.

학부에서 영어를 전공한 국문학자가 쓴 영한번역에 대한 책이다.
품절이라 사지 못했는데, 모교 e-book 도서관에 있어서 슬쩍 빌려보고 타이핑했다.
10년 전 책인데, 아직도 이만한 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웬만한 번역기술 책보다 마음에 든다.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참고해서 좋은 번역을 해야지. ^^

원문에 있는 말 빼지 말고 없는 말 넣지 말고.
– 원문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 원문의 내용을 온전하게 전달하라.
할아버지 할머니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옮길 것.

가장 일반적인 독자에게 쉽고 잘 읽히는 번역이 좋은 번역이다.

번역가라면 구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원문의 리듬, 호흡과 같은 ‘정서’를 옮기기 위해서.

평소 모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직접 써 보면서 스스로 문장력을 높여나갈 것.
좋은 표현은 언제든 좋은 번역의 재료가 될 수 있으므로 충실하게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둘 것.
독자의 처지에서 퇴고 과정을 거칠 것.
의문나는 원문의 내용은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물어볼 것.
전문번역분야를 확보할 것.
1. 단수와 복수

국어에서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는 ‘-들’, ‘-희’, ‘-네’
trees는 단수의 느낌, animals는 복수의 느낌.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번역문은 Sky, Wind, Stars, and Poems.
줄줄이, -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단수를 쓸 것.
나보다는 우리.
2. 부정의문문

영어는 문장의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no, 라고 대답헀으면 뒷 문장에 not이 나오는 것.
그러나 국어는 묻는 내용과 일치하면 긍정으로, 일치하지 않으면 부정으로 답한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
한국어는 왼쪽으로 늘어나는 구조, 영어는 오른쪽으로 늘어나는 구조.

영어의 전치사와 국어의 조사는 1:1이 아니다.
I go to school. (공부하러) 학교 가.
I go to the school (공부 이외의 다른 일로) 학교에 가.
-만, -이나, -은, -라도 와 같은 특수조사를 잘 사용하면 영어의 비교표현을 잘 번역할 수 있다.

국어는 대화중심적, 상황성, 구체성.
영어는 사실의 기술, 문법적, 추상적. 그러므로 반드시 주어를 쓴다.
‘코끼리는 코가 길다’가 국어라면 ‘코끼리의 코는 길다’가 영어.
3. 품사의 대응

영어의 접속사 기능을 국어에서는 동사와 형용사의 활용어미가 담당한다.
If의 번역문은 ‘-면’ 으로도 족하다. (‘만약’과 ‘-면’ 모두 조건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전치사 뒤의 표현을 ‘~의’로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알맞은 표현을 찾아 보자.
ex) a way to non-desire 무욕에 이르는 길. (‘무욕에의 길’보다 훨씬 우리말답다)
4. 관사와 조사

이/가 는 주격 조사. (주어가 중요) – 부정관사
은/는 은 배타와 대조의 의미. ~에 대해 말하자면 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서술어가 중요). 이미 알고 있는 옛 정보를 전달한다. – 정관사

Once upon a time there lived a boy.
옛날 옛적에 한 소년이(소년은x) 살고 있었다. (문장의 첫 정보이므로 ‘이’)

Man is mortal without exception.
사람은(사람이x) 누구나 죽는다. (이미 아는 정보이므로 ‘은’)
5. 인칭대명사와 재귀대명사

국어는 주어를 생략할 때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