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뉴스룸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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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노드럽 Ifra USC 뉴스플렉스 국장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국제미디어기술연구협회(Ifra)의 뉴스운영센터 총괄국장이자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大)의 Ifra USC 뉴스플렉스 초대 국장인 케리 노드럽(48)씨가 내한해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디지털 시대의 뉴스룸 지식 경영’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합한 뉴스룸을 만드는 것은 더이상 유행이나 실험이 아니라 언론계 전체의 경향”이라면서 “멀티미디어 시대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독일에 본부를 둔 국제미디어기술연구협회는 전세계 1천300여개 언론사와 440여개 언론 기술ㆍ제작 관련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제연구단체. 노드럽 국장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에서 15년간 기자생활을 한 뒤 가닛 언론그룹의 신문기술연구소를 거쳐 1995년부터 Ifra에서 일하고 있다.

강연 들머리에서 그는 “어제 한국에 와서 지난달 1일 청입셍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국장의 내한강연 내용을 전달받았다”면서 “통합뉴스룸 설치 시도가 매체간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출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가지 작은 사례를 들어봅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대에서 교수로 일하는 친구가 어느날 자동차를 타고 직장에 출근하는데 라디오에서 유타주의 85세 여성이 역도대회에서 26개의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답니다. 많은 청취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우승자의 사진을 보기 위해 라디오 방송사 웹사이트를 뒤졌지만 없었습니다. 라디오 기자는 이미지는 신경쓰지 않고 단지 말로만 뉴스를 전한 것이지요. 그러나 매체와 기자는 구분돼 있지만 소비자는 뉴스 전달수단을 총체적으로 볼 뿐입니다. 멀티미디어 뉴스룸을 통합하는 것은 언론사가 나서서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주도하는 것이며 소비자의 기대에 따라 발전하는 것이지요.”
그는 “뉴스룸의 통합이 밖에서 안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역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는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 라디오와 TV 뉴스, 인터넷, 신문, 잡지 등의 다양한 매체를 각기 상황에 따라, 또 취향에 맞게 이용하는데 단지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차원에서 여러 매체를 통합해 운영하려 한다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1+1+1이 3이 아니라 4가 되는 효과를 거두어야 통합의 의미가 있고 수익성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만들어서 성공하는 사례는 보지 못했습니다.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매체에 맞도록 일할 수 있는 기자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통합뉴스룸은 투자를 통한 성장전략입니다.”
언론인들의 멀티미디어시대 적응을 위해 Ifra USC 뉴스플렉스는 조종사 시뮬레이션 훈련처럼 대형사고나 선거 등 여러 상황을 만들어놓고 여러 매체 버전으로 기사를 작성한 뒤 기존 보도방식과 비교하게 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신문기자들이 기존의 기사작성 방식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한번 느끼게 되면 새롭고 다양한 전달방식을 무궁무진하게 생각해낸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처럼 신문ㆍ방송간 교차 소유나 겸영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만을 위한 통합뉴스룸이 얼마나 실효성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소비자가 매체의 창의적 결합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힘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뒤 “당장 불가능하더라도 미래지향적 언론사라면 당연히 멀티미디어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heeyong@yna.co.kr

IFRA NewsPLEX
(끝)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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