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샤댐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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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수력발전소가 될 중국 싼샤(三俠)댐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물 채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내 환경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새만금 공사로 서해안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시점에 싼샤댐으로 인해 새만금을 훨씬 능가하는 ‘환경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댐 공사로 인해 서해 해양 환경이 심각하게 변해 특히 꽃게, 갈치, 고등어 등의 어획량이 급감될 것이란 지적도 있어 서해 어장이 괴멸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 뒤 후유증 경고 목소리 높아

양쯔(陽子)강 한 가운데 2백km 협곡을 막는 싼샤댐은 하류의 홍수와 만성적 전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1993년에 시작되었다. 부분적으로 물막이가 된 올해는 수위 약 1백35m의 담수호가 조성되며, 완공되는 2009년에는 폭 1.1km, 길이 6백km에 수위가 1백75m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생기게 된다. 깎아지른 협곡에서 둥글둥글한 섬이 많은 곳으로 완전히 지형이 개조되는 것이다.

수력 발전량도 엄청나서 중국내 총 발전량의 11%가 싼샤댐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과 맞먹는 양이다. 상류의 수위 조절로 6~10월의 홍수기에 홍수를 방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예상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댐 건설 계획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1986년부터 싼샤댐은 환경과 문화유물 파괴에 대한 우려와 거주주민의 강제 이주 등의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물막이가 시작된 최근에도 싼샤댐 근처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가 국내외에서 많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더 시급하게 지적해야 할 문제는 중국 내의 후유증이 아니라, 싼샤댐이 가져올 서해의 해양 환경 파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서해안 최악의 환경재앙 우려

국내외 과학자들은 싼샤댐이 완공되면, 서해로 들어오는 담수의 약 80%가 양쯔강에서 나오는 현실에서 심각한 해양 환경의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나일강의 아스완댐이 바다로 나갈 담수를 약 10% 줄인 사례를 지적하면서, 싼샤댐이 완공되면 양쯔강 물의 서해 유입량도 최소한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유입량 감소는 당장 서해의 오염물질 증가, 유기물질 감소, 염분 농도 증가, 수온 상승으로 이어진다.

우선 서해에 들어온 물이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기간이 대략 1년 정도 증가하게 되면서, 그만큼 오염 물질도 서해에 더 오래 머물러 환경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또 유입량이 줄어들면서 담수를 통해 서해로 유입되는 물고기의 먹이인 유기물질은 감소하게 되고 대신 수온이나 염분 농도는 높아진다. 이런 변화는 그 자체로 환경과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치명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또 다른 문제는 계절에 따른 양쯔강 물의 배출 변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양쯔강은 보통 6~10월의 홍수기에는 많은 양의 담수를 배출해 그 영향을 남해까지 주고, 갈수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배출해 보통 남쪽 해안을 따라 대만 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꽃게, 갈치, 고등어 수확격감 우려

한국해양연구원의 최동림 박사(싼샤댐 연구회장)는 “어류의 이동이나 염분 변화 등에 큰 영향을 미쳐온 이런 계절에 따른 배출량 변화가 사라진다면 해양 환경이 심각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꽃게, 갈치, 고등어 등은 수온이나 염분 변화 등 물의 흐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산란장과 월동장 등으로 이동해왔다. 양쯔강에서 들어오는 물이 줄어들고 그 계절적 변화가 없어진다면, 이들 물고기 역시 환경 변화에 반응해 서식 장소를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근해의 어류 종류가 변화해 온 최근 20여년의 양상이 서해에서 급속도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해양 환경 변화의 최종적인 결과는 당연히 서해 어장의 괴멸이다. 새만금 공사로 인한 갯벌 파괴로 어패류의 산란 장소와 새끼들의 서식지가 없어지는 데다 이런 동북아 차원의 해양 환경 변화까지 가세하게 되면 꽃게, 갈치, 고등어 등의 어획량이 급속도로 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나일강의 아스완댐이 건설된 뒤, 주변 어획량이 4분의 1로 줄어든 것을 들면서 서해안의 경우엔 그 피해가 더 클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중국 정부는 ‘나 몰라라’, 한-일 대책 서둘러야

더 심각한 것은 싼샤댐 물막이에 따른 서해 해양 환경 변화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그 결과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개발에 따른 환경 피해가 보통 그렇듯이 싼샤댐의 영향 역시 그 피해 규모나 양상에 대해서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새만금 공사보다도 훨씬 그 영향이 큰 싼샤댐의 경우엔 그 피해 규모도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한-일 정부의 무관심으로 싼샤댐 건설로 인한 서해 환경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거의 전무했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관련 연구자들은 “양쯔강 하구 쪽을 계속 모니터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 정부측은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먼저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만큼 한국과 일본 정부가 먼저 공개적인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동림 박사는 “이미 물막이가 시작된 마당에 일단 이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체계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정부도 상황 자체의 심각성은 인지한 상태인만큼 이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싼샤댐과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이미 국제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달 15, 16일 제주대에서 한국해양학회가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300여 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싼샤댐의 환경 피해에 대해서 깊이 논의했다. 싼샤댐과 서해안 환경 피해 문제는 한-중-일 정부가 동북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의미있는 행동을 같이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듯하다.

프레시안 강양구/기자 2003-06-09 오후 2:44:33

글쓴이

최 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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