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윈도 독점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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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정부가 선택한 Kingsoft사의 WPS Office

운영체제 독점을 위협하는 리눅스의 부상과 윈도를 겨냥한 바이러스들의 맹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게 또다른 적수가 생길 전망이다. 한ㆍ중ㆍ일 3개국 정부와 민간부문이 공동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를 대신할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ㆍ중ㆍ일 “윈도 대체 새 운영체제 개발”

아사히, 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8월31일 “한ㆍ중ㆍ일 3개국 정부와 민간부문이 윈도를 대신할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은 오는 3일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3개국 경제장관 회의에서 히라누마 다케오 일본 경제산업상이 제안할 예정이며, 중순에 열리는 국장급 회담에서 합의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히라누마 경제산업상의 제안에 한국과 중국이 동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국은 차세대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카네비게이션 등 정보가전이나 서버용 운영체제를 리눅스에 기반을 두고 개발하며,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나 기술 공유 등을 통해 수년내 실용화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한ㆍ중ㆍ일 3국 정부의 “탈(脫)윈도” 선언이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미 MS사의 윈도에 의존해 제품을 만들 경우, 결국 독자적인 개발력이 성장하지 못해 자국의 관련 산업이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공통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NTT데이터, 마쓰시타, NEC, 히타치, 후지쓰 등의 대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가을을 목표로 ‘한ㆍ중ㆍ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추진 포럼’을 설립한다.

동북아 “탈MS” 가속화

일본 언론들은 앞서 소니 , 마쓰시타 등 한국과 일본, 유럽의 8개 기업이 개발한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의 성능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CEㆍ리눅스 포럼’이 설립돼 국경을 넘는 제휴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용이 낮고, 해킹이나 바이러스 등에 대한 독자적인 안전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채택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도 “탈MS” 대열에 발 빠르게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ET에 따르면 상하이교육리서치센터는 상하이 내 모든 공립학교에서 사용중인 MS사의 ‘오피스’를 중국 킹소프트사의 ‘WPS 오피스2003’으로 대체키로 했다.

킹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는 기능면에서는 MS사보다 부족하지만 소매가가 156달러로 MS사의 465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현재 MS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점차 자국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국 역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여온 MS사의 ‘오피스’에 대해 한글과컴퓨터사 등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한글과컴퓨터사는 비슷한 기능에 MS사의 ‘오피스’보다 20%밖에 안 되는 가격을 앞세워 현재 점유율 10%를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점의 부메랑 맞은 MS사”

일부 IT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탈MS” 분위기가 MS사의 소프트웨어 독점에 대한 견제나 가격 횡포 탓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MS사의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 데 있다는 분석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운영체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은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MS사는 윈도의 독점으로 해킹이나 바이러스 공격의 집중 목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안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데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IT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MS가 쌓아두고 있는 현금 4백90억 달러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장당 3달러씩을 투자해 최신바이러스 퇴치 CD를 배포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MS의 은행 계좌엔 3백억 달러가 남아있게 된다”고 꼬집는 유머가 유행할 정도다. MS가 보안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데 투자하기보다는, 독점 소송에 대비해 여윳돈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을 빗댄 비꼼이다.

또 독점의 이점을 활용해, 검증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일단 출시부터 한 뒤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 패치 파일을 배포하는 MS사의 구태의연한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통 MS사는 자사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인정하는데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대책으로 내놓은 패치 파일 배포에도 적극적이지 않아 사용자들의 피해만 더 크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MS사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각국 정부나 기업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의 신뢰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MS사는 자사 홈페이지(www.Microsoft.com)에 대한 바이러스 공격을 막기 위해 경쟁 관계에 있는 리눅스 체제의 한 서버 회사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15일부터 네티즌들을 자사 네트워크가 아니라 리눅스 체제의 서버망을 갖춘 아카마이사의 서버로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MS사의 조치가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운영체제를 채택한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 IT 관계자들은 MS가 자사의 윈도 체제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기도 한다. “몰락 직전의 로마 제국이 제국의 방위를 용병에게 맡긴 것과 유사하게, 소프트웨어 제국 MS의 몰락을 예견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와 그의 파트너 스티브 발머가 “제국의 영광”을 계속 지켜낼 수 있을지 전세계 IT 관계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프레시안 강양구/기자

글쓴이

최 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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