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터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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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전쟁 이야기를 쓰고싶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쓸 말이 이것밖에 없다..-_-;;

요즘은 텔레비전을 켜기가 무섭다. 그러나 어찌 뉴스 애호성 집안인 우리 가족들이 아홉시 뉴스의 망령을 피해갈 수가 있겠는가..

오늘 어머니께서는 전쟁이 나면 얼마전 장만한 차량(산타페)을 타고 가족 넷이서 남쪽으로 피난 가자는 말을 하셨다. 요새 전쟁 파병 얘기로 집안까지 또다시 뒤숭숭한지라 나의 입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얘기가 튀어나왔다.

“전쟁에 파병은 해야 한다고 하면서 도망가자는 말이에요??”

나는 그순간 ‘정말 내가 전쟁이 나면 여기 남아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어머님은 평소와는 달리 약간은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으신 듯 하였다. 생각해보니 서로가 평소에 상당한 ‘설전’을 벌이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뻘쭘한 표정으로 자신의 ‘주장’의 허술함을 경험했다고나 할까..

모든 사람들이 100%의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누가 강요했던 것일까?, 또한 누가 100%의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일까…

애국심이건, 도덕성이건 맹목적인 주장 만으로는 전쟁의 목적이 전쟁이듯, 전쟁 반대의 목적이 반대 그 자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런 허술한 나의 생각으로 전쟁이건, 세상이건 바라보다가는 정말 일 저지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제일 기준이 되는 중심은 무엇일까?

어떤 연구원이 전쟁 파병과 상관없이 이런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쟁에 명분이란 만들어질 뿐, 원래부터 없었다. 걸프전도 마찬가지이다. ‘시민단체의 비도덕적 파병 반대’.. 물론 당연히 옳은 말이다. 침략전이다.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가장 먼저 죽어주기 위해서 수도권에 미군 부대를 상주시켜 놓았다. 이것은 우스개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가장 먼저 죽게) 함으로써 48시간 이내에 의회의 심의없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일 경기권 이남, 혹은 일본으로 빠진 상태에서 일이 벌어지면 미국은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전쟁에 개입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그 미군들 대신 죽어줄 수 있다면 나는 단번에 반전대열에 참여할 것이다. ”

반전을 외치는 사람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 자체를 막아보자는 것인데, 파병을 외치는 사람은 전쟁 이후 상황을 주장의 근거로 삼고있는 것 같다. 이러니 말이 통할 리가 없지…

하여간 오늘은 그냥 ‘반전’을 얘기하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나라와, 나 자신을 느끼고 말았다.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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