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 해 동안 작업했던 ‘내 생애 첫 번역서’가 거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주 출간되었다. 별 고민 없이 선택했던 일이었지만, 작업하는 내내 엄청난 고민을 안겨주었던 책. 고민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는지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손에 쥐어보니 뿌듯함을 감출 길이 없다… ㅎㅎ 뿌듯..
1. 번역은 사실 그 결과물을 읽는 사람들보다, 그걸 ‘하는’ 사람에게 더 큰 결실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까? …
2. 비슷한 성향의 원서가 아닌, 반대에 선 인물의 저서를 번역하는 것도 지나고 보니 재미있었다. 번역의 수위는 항상 고민스러운 결정이지만…
3. 자신의 문장력이 얼마나 ‘후지다’는 걸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쪽팔리지’ 않으려면 많은 책을 읽어야 되나보다.
4. 찾는 만큼 알 수 있었다. 원문만 달랑 번역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관련자료들을 찾아보는 일에 공을 들였다. 그래서 위의 1번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5. 돈 버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 일을 하다보니 그 적은 돈, 쓸 곳도 마땅치 않았다. 적게 벌고 적게 쓰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도 …..
불가항력이었지만, 모욕적인 문장으로 – 원작자의 글이 그러하므로 – 설명할 수 밖에 없었던 윌리엄 모리스 외 여러 인물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다음엔 좀 더 좋은 책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겠지. 다음번엔 내가 좋아하는 책을 번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