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15개국 다수 “미국 맹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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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미국 ‘재수정결의안’ 시사, 앞서간 청와대도 당혹

미국이 1일(현지시간) 제출한 이라크 수정결의안에 대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전례없이 강도높게 미국을 비판하고 프, 독, 러 3국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국제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에 미국은 아난 사무총장 등에게 유엔역할 강화를 약속하고, 수정 결의안의 재차 수정 의사를 내비치는 등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는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행사는 사실상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는 청와대의 2일 보도자료 내용과는 배치되는 중차대한 상황 전개다. 국내의 파병론자들이 기대했던 ‘반쪽짜리 결의안’마저 쉽게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전개여서, 파병론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아난 유엔총장, 15개 안보리회의후 전례없이 미국 성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1일 제출한 이라크 수정 결의안 초안을 처음으로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 안보리 15개국 각국 대표와 협의를 가진 뒤 “분명히 이 초안은 내가 권고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고 강도높게 미국을 비판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15개국 대표국과의 회담후 가진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이번 각국 대표들과의 협의에서 큰 진전이 없었다”고 밝히며 “이라크의 악화된 치안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단기간내에 주권 이양이 필요하지만 결의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이번 수정결의안은 헌법이 제정되고 새로운 선거가 열리기 전에 과도 이라크 임시 정부를 신속히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어“아프가니스탄 방식의 국가재건 노력을 유엔이 이라크에서도 실시해야 하며, 이라크의 치안이 더욱 악화된다면 유엔 요원의 전원 철수도 실시할 것”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이같은 아난 사무총장의 반응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아난 사무총장이 이같은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미국에 그렇게 퉁명스럽게 반대한 적은 거의 없었다”며, 이는 안보리 15개국 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성토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스페인-불가리아 3개국만 미국 지지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미 수정안은 우리가 요구하는 기준에 이르지 않았다”며 강력히 반발해 아무런 결론도 도출하지 못하고 끝났다.

에르브 랏수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수정 결의안은 프랑스가 제안했던 ‘이라크인에의 조속한 주권이양과 유엔주도 통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가 처음부터 우려해오던 사항을 매우 제한적으로밖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미국이 타협점을 모색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미측의 수정안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대사도 “우리는 현단계에서 유엔이 이라크 인들과 협력해 완전한 주권회복으로 이어질 명확한 정치일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유엔에 정치과정에 관한 핵심 역할을 부여해야 하며 이 모든 과정은 다국적군에 의해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아돌포 아길라르 진세르 멕시코 유엔 대사도 “수정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에는 몇주일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 등 친미국가 3국만이 수정안을 환영했을 뿐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안보리 15개국 대표들은 이에 오는 6일 다시 공식 회의를 열어, 타협점을 모색키로 했다.

당황한 미국, 수정결의안 재차 수정 시사

이러한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자 미국은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파월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시한 이라크 지원에 관한 수정 결의안에 부정적인 프랑스 등의 재수정 제안을 환영한다”면서 “미국은 수정 결의안을 향상시키기 위해 나온 특정의 제안사항들을 받아들이는 데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4일 “미국이 필요하면 결의안의 재수정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밝힐 것”이라고 해석했다.

AP통신도 3일(현지시간) “아난 사무총장 등의 강한 반발에 당황해 파월 미 국무장관이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부시 행정부는 유엔이 이라크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맡도록 할 것임을 확약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안보리 회의 열기도 전에 “거부권 행사 사실상 극복”

이같은 유엔 안보리의 미국 성토 분위기는 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이 수정안을 안보리에 제출한 직후인 2일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배포한 ‘이라크 파병문제 관련 참고 자료’의 내용과 상반되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참고 자료를 통해 최근 ‘UN동향’과 관련, “UN은 대체로 추가파병 필요성에 공감하고 총회 및 안보리 회의를 연이어 개최하여 국제적 합의도출의 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아난 사무총장은 UN총회 보고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해 UN이 완전한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강조(9.23)”했다고 주장했다.

참고 자료는 또 ‘미국동향’과 관련, “미국은 이라크 안정화 지연으로 군사-정치적 부담이 가중되자 당초 미-영의 독자적 전후처리 방침을 변경하여 UN결의에 의거한 다국적군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행사는 사실상 극복된 것으로 보임”이라고 적고 있다.

청와대의 참고 자료는 미국이 제출한 유엔 수정결의안에 대한 15개 안보리국가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배포된 것이어서, 현재 청와대내 파병론자들이 파병 관철을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가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 김한규/기자

PS2의 새 플랫폼 PS-X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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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3일,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최되는 영상, 정보, 통신의 종합 전시회 「CEATEC JAPAN 2003 」에서, 연내발매를 예정하고 있는 신플랫폼「PSX」를 전시 한다고 발표했다.

PSX는, 플레이 스테이션 2(PS2)의 특성과 OS등의 컴퍼넌트를 채용한 제품. PS2에 상당하는 게임기능 외, 120GB HDD나 DVD±RW드라이브를 탑재해, 게임과 DVD 레코더를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이 된다. PSX의 일본에서의 전시는 CEATEC JAPAN 2003이 처음.

또, CEATEC에서는, 베가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나, HDD 레코더 「코쿤」, DVD 레코더 「스고록」시리즈등도 전시 된다.

□ 소니의 홈 페이지
http://www.sony.co.jp/
□ 뉴스 릴리스
http://www.sony.jp/CorporateCruise/Press/200310/03-1003/
□ 관련 기사
【9월 3일】고토 히로시무의 Weekly 해외 뉴스
-쿠타라기 켄씨가 말하는, 포스트VHS를 노리는 PSX의 컨셉 (PC Watch)
http://pc.watch.impress.co.jp/docs/2003/0903/kaigai017.htm
【5월 28일】소니, 2003년도 경영방침 설명회에서 신플랫폼 「PSX」를 공개
-PS2를 베이스로 DVD/HDD 레코더 기능을 탑재
http://www.watch.impress.co.jp/av/docs/20030528/sony1.htm

(2003년 10월 3일)
AV Watch

소녀가장 구한 ‘아름다운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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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쫓겨날 처지 소녀가장 위해 소취하시켜

현직 판사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소송을 당한 소녀가장을 위해 대신 임대료를 내겠다고 나서면서 이웃주민들이 이 소녀 돕기운동을 벌여 결국 소송을 취하시킨 사실이 알려졌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박혜영(가명)양은 어릴 때 가정불화로 어머니는 가출하고 아버지마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지난 97년 아파트14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해버렸다. 소녀가장이 된 박양은 80세가 넘은 할아버지와 함께 국가에서 지급하는 적은 보조금으로 임대아파트에서 겨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임대아파트의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장기간 체납하자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는 지난 6월 박양을 상대로 법원에 집을 비우라며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대로 가면 소송 결과는 뻔했고 박양과 박양의 할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쫓겨날 형편이었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7단독 곽용섭(郭龍燮·사시35회) 판사는 박양의 딱한 사정을 알고는 원고측 대리인인 김모씨를 판사실로 불렀다. 곽 판사는 “내가 판결해 나이도 어린 박양이 집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하겠느냐. 내가 체납금 77만원을 부담할 테니 소송을 취하하면 안 되겠느냐”며 원고를 설득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내 이웃의 어려움을 우리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며 알뜰시장을 세웠고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박양의 장기 체납금을 해결해줬다. 소송 역시 지난 9월 1일자로 취하돼 종결됐다.

이러한 사실은 원고측 소송대리인인 김씨가 최근 “냉철한 법리가 지배하는 법원에서 이런 감동을 주는 인간적인 판사를 만나는 것은 황무지에서 피어난 한송이 꽃을 보는 것과 같다”며 대법원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전수용기자 jsy@chosun.com )

서로나눔, 소통, communication

예전에, 홀로 서있는 나를 넒혀주는것 같았던 초 절정 신개념 ‘communication’.

나누어 주고 받으면 무언가 될것같고 뒤섞이면 해답이 나오게 되며 웬지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해!’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평소의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무언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국민학교)시절, ‘1일생활권’이라는 말이나, 몇번의 인도, 네팔, 티벳 여행을 감행하게 했던 뭐 나름대로의 ‘경험의 확장’이나…

넓다는 말, 서로 통한다는 말은 어찌보면 상당히 자극적이고도 선정적이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광고성 문구이기도 하고..

나에게 있어 사실상 지금은, ‘소통이냐 아니냐’ 보다는 ‘소통의 축을 이루는 내용과 그 결과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때인것같다.

신중하지 못한 권력과 자본의 소통이 끔찍한 뉴스들로 신문을 도배하는 이때^^. 나와 누군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지구위에서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드룩디자인전 한겨레신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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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쪽은 니나 파카체가 만든 이색 벤치인 〈좀더 가까이 와〉. 떠다니듯 이동하는 깔판에 앉아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라는 속뜻을 담았다. 아래쪽은 사물-인간의 소통방식에 대한 상념을 일깨우는 테조 레미의 〈당신의 기억을 내려놓을 수는 없을 거야〉.

드룩 디자인 회고전
“아니, 이런 것도 디자인이 될 수 있는 거야?”

1993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가구 박람회는 시끌시끌했다. 관객과 평론가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두 네덜란드 디자이너의 발칙한 출품작에 경악을 금치못했다. 도심 낡은 주택 안 전시장에는 낡은 서랍묶음, 누더기 옷들로 만든 의자, 보통 알전구로 만든 샹들리에 등이 디자인의 이름을 걸고 전문가들의 시선을 희롱했다. 깔끔한 겉모습으로만 디자인을 생각하던 이들에게 제도적 권위를 부정하고 기성품을 새 시선으로 뜯어고치는 세기말 디자인의 한 흐름이 등장한 것이다. 두 주역은 레니 라마커스와 하이스 바케르는 . 현대 디자인의 역사는 이들을 기존 재료와 디자인 개념을 재사용, 재해석, 재개념화해 검소하고 명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드룩(건조하다는 뜻) 디자인의 창시자로 기록하고 있다.

93년 이후 각종 프로젝트와 전시, 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21세기 세계 디자인의 주축으로 성장한 드룩 디자인 그룹의 역대 작업들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가 예술의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일까지 열리는 드룩 디자인 전은 창립 10돌을 맞은 이 전위 디자인 그룹의 최초 회고전. 90년대부터 근작까지 가구, 도자기, 조명, 생활기기 등의 각종 작품 100여 점을 망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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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전구 85개로 만든 로디 그라우만스의 샹들리에 디자인. 서울 예술의전당 제공

출품작들은 ‘드라이 테크’(1995~96), ‘호텔 드룩’(2002) 등 10년간의 프로젝트별로 소개되는데, 단순 기능이나 우아하고 미니멀한 외양을 내세운 기존 디자인과는 시각이 다르다. 고전이 된 테조 레미의 서랍장 묶음(91년)은 낡은 서랍장 십여 개를 단단한 가죽끈으로 묶은 형태일 뿐이다. 그러나 이 허름한 모습 속에서 관객들은 서랍 속 내용물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리며 미묘한 문학적 울림을 느끼게 된다. 85개 알전구로 만든 샹들리에, 우유병에 착유기 모양 램프를 넣어 조명등을 만든 발상은 변모하는, 허접한 일상기물에 대한 집요한 소통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첨단소재를 실제 생활 용기에 평이하게 결합시켜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드라이테크 프로젝트의 작품들도 눈맛이 삼삼하다. 델프트 대학 항공우주공학 실험실과 함께 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첨단 합성수지 소재로 말랑말랑한 꽃병을, 탄소성분으로 섬유를 꼬은 듯한 의자를 만들었다. 전시장 다른 부분에서는 기성품이나 재활용품, 심지어 쓰레기나 배설물 등을 새로운 각도로 해석해 새로운 디자인 미학을 창출하는 노력도 보인다. 말린 압축소똥으로 튤립꽃 포장상자를 만든 안드레아스 묄러의 디자인이나 99년 독일의 17세기 고성 오라닌바움을 복원하기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쓰인 주르겐 베이의 공원벤치는 그런 성공사례다. 주르겐 베이의 벤치는 폐자재, 나무 찌꺼기 등으로 만들어 시간이 흐를 수록 서서히 썩어 없어진다는 설정이 더욱 흥미롭게 와닿는다. 이와 달리 2000년의 두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는 사용자의 직접적 행동을 유발하는 혁신적인 디자인 개념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들이다. 사용자가 표면을 긁어야 제 구실 하는 조명등, 물건들을 받쳐야 똑바로 서는 삐딱의자 등은 의도적인 행위를 통해 기물의 쓰임새를 찾아주어야 하는 개념틀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드룩 디자인은 17세기 이래 데스틸 그룹 등의 엄숙한 형식주의 운동으로 세계를 주름잡은 네덜란드 디자인 전통에 대한 반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제방 관리와 도시계획을 통해 물과 싸워온 네덜란드인의 시종일관한 합리주의 세계관에 질식감을 느낀 일부 삐딱한 디자이너들이 좀더 자유로운 조형정신을 꾀하면서 빚어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내게는 디자인이 우리 주변 세상과 대화함으로서 커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레니 라마커스의 말이 이런 그들의 지향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획자 김상규 씨는 “기존 모더니즘 디자인의 경직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물과의 새로운 소통개념을 개발하고, 사회변화와 전문성을 끊임없이 일치시키려는 노력들은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02)580-1539.

한겨레신문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