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사

정말 엄청난 호사. 계획부터 함께 시작한 집의 완공이 코앞이다.

이곳을 가자고 모인 서른 남짓의 가구들, 가족들 사이엔 몇 번의 요동이 있었다. 나이에 따라, 여건에 따라, 이해 관계에 따라. 나부터 돌아보아도 나 아닌 다른 가족의 이해와 우리 가족의 이해가 상충하는 지점이 어딘지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렇게 ‘과분한’ 집이 눈 앞에 있지만, 그것이 온전히 우리 것인지, 그것을 감당하기에 우리 역량과 태도가 부족하지 않은지 미심쩍은 눈초리로 되돌아보는 일이 잦아졌다. 언젠가 그런 과정을 찬찬히 살필 수 있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집은 하드웨어, 삶은 소프트웨어. 결국 살아가며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엄연히 있고, 하드웨어가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본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거나 비전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겨우 한 해를 집과 씨름하면서 솔직히 마음이 너덜너덜해졌다. 잘 마무리가 되겠지. 빌어본다.

글쓴이

최 윤호

Independent Researcher & Writer in Design +++ Visit my PROFILE page to find out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