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동산에 솔방울이 똑또글

어제부터 어머님께 한글 + 컴퓨터 + 이너넷 무료교습을 하고있다.

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을 완전정복한 나와는 반대로 납세의 의무를 철저히 수행하신 어머님은 정규 교육과정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셨지만, 그나마 한글을 읽고 힘겹게 쓸줄은 아시는 정도.

오늘은 어제의 컴 전원 켜고 끄는 법 + 이너넷 익스플로러 사용법에 이은 고난이도 한글 테스트를 해보았다.

내 이름, 어머님 이름.. 등등을 써보다 어머님께서 갑자기 하시는 말..

뒷동산에 솔방울이 똑또글 똑또글.. 이거 써보자.”

어머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 열악하던 삼,사십년대에 경상도 깡촌에서 살던 여자들은 한글조차 제대로 배울 수 없었다고한다. 한글이 다 뭔가!.. 빌어먹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나마 부모 또는 친지들에게 어릴때 아주 사알짝 배우는 한글은 바로 위에서 말한 ‘뒷동산에 솔방울이 똑또글 똑또글‘ 이었다고..

그 말만 글로 쓸 수 있으면 “넌 이제 일이나해. 한글은 거기까지만 하면 되!”라는 말을 들으셨다고 하는데, 그 뒷동산…똑또글..에는 생활에 필요한 필수문형이 전부 들어있었던 것이었다.

한글 배우기 하나에도 이렇듯 사연이 녹아있는 세대. 소설이 따로 없다.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뒷동산에 솔방울이 똑또글”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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