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학회라는 거

공부는 언제 다시 손이 가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만 둔지 오래 되었다. 그리고 학교나 학회라는 곳과의 몇 줌 안되는 인연도 끊었고. 그런데 누군지 모를 분의 부고 문자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아니면 번호?)에게 받게 된다. 게다가 학번에 링크에…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 부모님께서도 언젠가는 하늘로 가시겠지. 어느새 흔한 일이 되어버린 상조회사를 통한 장례, 고려장같은 요양원으로 부모를 모시는 일, 디스토피아같은 웹 부고 링크 … 를 볼 때마다 살 맛이 정말 안난다. 추석엔 그런 비슷한 얘기를 어머니께 좀 하기도 했다만. 아무튼 요즘 우리네 살고 죽는 과정이 참 딱하고, 아름답기는 커녕 못나고 이상한 일들 뿐 아닌가.

그런데 무슨 부고를 ‘학회’라는 조직이 대신해서 보내나? 지방자치단체나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직무관련자에게 부고를 보내는 것은 금지되어있는데. 학회는 학문을 다루고 학문을 나누어야 하는 곳 아닌가? 네 … 제가 좀 순진하긴 합니다. 맞아요. 개순진.

요즘 내 삶도 팍팍하다 보니 짜증이 나는데 – 남의 슬픈 일 훼방은 못하겠고, 그래서 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빌어요 정말 …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거 많이 이상한거 학회라는 곳에서는 아셨으면 좋겠고, 제발 이러지좀 말길 바란다.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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