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CURTA, 여성과 달 그리고 LESTOIL 세제, 시고니 위버의 REEBOK, KARTELL의 장난감, 최초의 맥북?

이게 뭘까요? 1948년에 출시된 기계식 계산기 커타(Curta). 최초로 대중화된 범용 계산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물건은  커트 허츠스탁(Curt Herzstark)이라는 이름의 유태계 엔지니어가 수용소를 전전하며 완성했다고 합니다. 1970년대까지 생산.

“미래의 여성은 달을 보다 깨끗한 살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적힌 광고 카피가 인상적입니다. 베스트셀러 세제 브랜드인 Lestoil의 옛 광고인데요. 달 탐사 경쟁이 벌어지던 때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여성이 세제로 달을 청소한다니, 좀 낯설지만… 먹혔나봅니다 그 때는.

1986년 에이리언에서 시고니 위버가 신고 나왔던 신발을 이번 주 리복이 복각하여 출시했는데 이래 저래 말썽인가봅니다. 남성용 사이즈로만 온라인 스토어에 올려져 한시간만에 다 팔려버리자 여성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한 것인데요. 제조사는 언론을 통해 웹사이트의 오류였고, 통상적인 유니섹스 사이즈로 출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살롱 드 모바일을 통해 카르텔(Kartell)이 여러 가지 종류의 프라스틱 장난감을 발표한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엔 필립 스탁의 투명 그네도 있는데 아무래도 역시나 매우 엉덩이가 아프겠죠? 필립 스탁은 언젠가 더 이상 제품 디자인을 하지 않겠다고 한 거 같은데 어찌 된 건지.

배터리로 동작하고 LCD 화면이 달린 최초의 매킨토시 Colby Walkmac과 요즘 맥북의 비교샷. 1987년 출시된 이 물건은 모토로라 68030 16MHz CPU에 메모리는 1MByte를 얹고 Mac OS 6.0.3이 깔린 상태로 세상에 나왔었습니다. 지금  Mac OS의 버전이 10.11.5이니 그리 오래 된 일도 아닌데.

 

사람 타는 드론, 아르셀로미탈 오빗에 미끄럼틀, 돌체앤가바나XSMEG, 샌프란의 노천소변기

제가 좋아하는 스튜디오 코우너스의 과자전 참가 소식입니다. 코엑스에서 5월 4일부터 5일간 진행된다는군요.

인텔에서 트위터에 프로모트하고있는 세계최초의 유인 드론 영상인데요. 최근들어 다양한 드론 실험 영상으로 기업 홍보를 하고 있는 인텔. 그런데 사람이 타면 그것도 드론인지 뭔지 좀 헷갈리네요.

재해 현장용 건축 구조물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시게루 반이 에쿠아도르 지진 현장에 출동했나봅니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현장으로 직접 뛰어드는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삼성에서 개인비서로봇을 발표했나봅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질문에 응답할 수 있고 HD카메라로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고 보안 카메라로 활용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런던의 기괴한 조형물 아르셀로미탈 오빗(ArcelorMittal Orbit)에 오는 6월 미끄럼틀이 설치된다고 합니다. 영구 설치되는 The Slide는 40초간 178미터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고 합니다. 시속 15마일의 속도로!

돌체 앤 가바나가 가전 브랜드 SMEG의 Frigorifero d’Arte (Refrigerator of Art) 캠페인에 참여했나본데요. 시실리 풍의 전통 문양들이 수작업으로 입혀져있습니다. 모두 100여대 정도 한정판으로 제작되었고 가격은 33,000달러 정도. 왠지 성냥갑처럼 보이네요 ㅎㅎ.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자하 하디드와 폴 스미스, 톰 딕슨 등이 참여한 트라팔가 스퀘어 골프코스(Visionary Crazy Golf) 콘셉트가 12만 파운드의 실행 자금 모금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모금이 완료되면 오는 9월 중순의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LDF)에 공개될 예정.

좀 지난 내용이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중국인 기독교 연합이 거리 공원 등에 설치된 노상 소변 시설의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서울에 이런 물건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와 서구의 문화적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부분에선 이해가 잘 안되네요.

 

유튜브 VR 생방, 고무 장갑 포르노, 자하 하디드의 마이애미 복합 시설, 던지는 카메라 버디, 사고 모면한 테슬라

유튜브가 360도 화면(VR)의 생방송 지원 발표. 얼마 전 오픈소스 VR 카메라 구상에서 보듯 페이스북은 경험의 품질을 높이는 것에 집중해왔다. 구글은 조금 다르게 별도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값싼 제작, 시청 창비의 보급과 인프라 구축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 여러 가지 VR 경험 방식이 출현한 것은 오래 된 이야기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기술 비용이 많이 떨어진 요즘, 인터뷰나 패션쇼와 같은 저널리즘과 패션,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같은 미디어 전반에 걸쳐 VR동영상의 쓰임새가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유튜브 VR 생방송은 1440픽셀과 초당 60프레임이 지원되며 공간을 재현하는 음장 효과도 포함된다.

닭고기 공장이 떠오르는지? 아쉽지만 진짜 손은 아니다. 실리콘 재질의 고무장갑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  이런걸 ‘process porn’이라 한다고. 그러고 보면 모든 대량생산은 포르노와 통한다.

자하 하디드가 떠나긴 했나보다. 그녀가 제 2의 고향을 위해 디자인한, 어쩌면 그녀가 손대고 있던 마지막 작업인 마이애미 주차 및 복합시설 계획이 취소되었다. 최초안이 책정한 예산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지지부진하자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너무나 많이 ‘저렴해진’ 모습에 선정위가 아얘 취소를 해버린 모양. 그녀는 65세의 나이로 지난 3월 말일 마이애미에서 사망했다.

드론을 날리고 조종하기가 귀찮은 이에게 필요할 듯. 던지면 낙하산처럼 체공하는 카메라 버디(Birdie). 카메라를 보호하는 골격이 약간의 체공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조인데 좀 맹해보이긴 해도 매우 playable해서 나름 괜찮아보인다.

https://twitter.com/filopolis_artos/status/722203912090980352

테슬라 운전자가 자동주행중 위기를 모면한 영상이 화제. 테슬라는 “특별할 거 없다”며 태연한 척. 듣고 보니 그렇긴 하다. 한 번의 실수로 골로 가는 수가 있으니 정규 채용되는 기능이라면 만에 하나 실수도 없어야 하겠다. 아무튼 테슬라는 주행 중에 제공할 엔터테인먼트 계획에 심혈을 기울여주길. 운전대도 안잡으면 뭐하면서 운전하나.

영국의 한 연구가 트위터와 포스퀘어,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ㅎㅎ. 포스퀘어를 켜서 서울의 지도 검색을 해보니 얼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곳들과 겹친다. 마찬가지란 얘기.

 

어쩌다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가 172살

우표, 우체국, 크리스마스 카드, 박람회, 박물관, 영국식 디자인 교육제도 …… 이 모든 것의 시작에 헨리 콜(Henry Cole)이란 만물상같은 작자가 있다. Sir Henry Cole로 부르기도 하는데 영국에선 그만큼 먹어주는 인물이란 얘기.

19세기의 영국은 산업자본주의가 정점에 달하던 시기. 그는 상업과 교육 분야에 ‘국가’ 발전의 해법이 있다고 믿었고 일개 관료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들을 집적거렸다. 로우랜드 힐(Rowland Hill)이란 인물의 조수로 일하면서 최초의 우표와 우체국 시스템인 페니 포스트(Penny Post)를 고안했고, 연말 편지를 직접 쓰기가 귀찮아서 최초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안해내기도 했다. (사진 참조, 1843년)

그의 역작은 말 할 필요도 없이 1851년 수정궁(Cristal Palace)에서 열린 대박람회(Great Exhibition)인데 국제 규모로 열린 최초의 박람회, 즉 최초의 엑스포같은 것이었다. 그는 이 때 전시된 물건들을 정리해서 최초의 – 공공 교육 – 박물관인 사우스 켄싱턴 뮤지엄을 만들었고(현재의 V&A), 디자인 학교를 박물관과 함께 운영하는 영국식 디자인 교육 시스템(현재의 RCA+V&A)을 정착시켰다.

어쩌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냈다는 그는 이렇게 생겼다.

 

헨리 콜(Henry Cole, 15 July 1808 – 18 April 1882)
헨리 콜(Henry Cole, 15 July 1808 – 18 April 1882)

 

판교 현대, 오늘 만진 것, 구마 겐고 당선, 416TV

영국 JHP가 디자인을 총괄한 판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백화점은 도시 생활의 꽃이자 낙엽같은 존재.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 바로 쇼핑이란 ‘경험’이다. 그 특별하다는 설명과는 달리, 무엇이 특별한지 사진만으로는 분간하기가 좀 어렵다. 지갑을 챙기고 국내 최대의 백화점을 구경해볼까?

하루동안 만지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있나? 이 펭귄의 신간(Every Thing We Touch: A 24-Hour Inventory of Our Lives)은 투싼의 카우보이부터 일본의 갓난아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동안 뭘 만졌는지?” 묻고 사진 평면으로 기록한 것.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고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https://twitter.com/wittich/status/679202518946156544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이미 취소시킨 바 있는 자하 하디드의 설계안 대신 구마 겐코의 디자인안을 최종 설계안으로 결정했다. 구마 겐코는 <삼저주의>와 같은 저서를 통해 ‘작고’, ‘낮고’, ‘느린’ 건축을 주장해온 건축가다.

종이든 디지털 언론이든 다들 입다물어버린 상황이 되자 아버지가 직접 나섰다. 이름하여 416TV. 아버지는 촬영하고 어머니는 편집을 한다고. 뉴스타파에서 촬영한 이 영상이 그나마 ‘바이럴’ 전파에 성공했다. 다들 잊지 말자. 기억은 영원하고 그 아픔의 치유는 어차피 우리 몫이다.

 

여전히 불평등한

세 번 정도 여행했다. 1997년과 1999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1년. 누군가에게 여행이 기억에 남을 일이라면 아마도 다른 음식이나 얼굴 색, 풍경과 같은 그런 것일텐데, 종종 그걸 뭉뚱그려 ‘문화의 차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는 그걸 몇 번의 해외여행과 유학 생활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남들은 방안에서도 알만한 일을.

마지막으로 인도에 들렀을 때 찍은 이 사진을 지금의 나의 시선으로 관찰하면 세 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발코니석과 일반석을 나누는 소득 수준의 차이,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성별의 차이, 그리고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사진으로 남긴 무관심한 여행자의 시선과 실재하는 현실의 차이 정도.

돌이켜보면 그저 우리와 다른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에 촬영한 사진이다. 남녀를 구분하는 조선시대의 관습 정도를 떠올리긴 했지만, 사진 속에 엉켜있는 수많은 차별과 불평등을 읽어내지도 못했던. 내가 했던 마지막 인도 여행은 딱 그 정도였다. 그저 다른 문화라는 걸, 그러니까 ‘문화의 차이’ 정도를 애매하게 이해하는데 세 번의 배낭여행이라는 기회를 소비한 셈이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인도는 여전히 불평등한 것 같다. 그리고 단지 드러나는 방식이 다를 뿐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 하다. 그런 차이를 옛날 서구인들이 동방을 유람하듯 여행하면서 꼭 확인해야 하는지는 …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