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의 본파이어는 다섯군데에 나뉘어 열렸다. 4-5층건물만한 장작불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서 불구경을 한다.
브라이튼 북쪽에 있는 루이스(Lewes)는 영국에서 가장 큰 불구경터로 유명한 곳이다. 약 4백년전 영제국 왕실과 의회를 날려버리려고 계획했던 일단의 카톨릭 신자들의 모의를 미리 알아낸 것을 기념?하는 이날에는 영국 각지에서 축제와 불꽃놀이, 그리고 아주 큰 불을 피우고 노는 광란의 밤이 연출된다. 이 행사는 상당히 종교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 영국에 와서 알게된 것 중 한가지는 종교문제란 중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대대로 영국 왕의 종교는 전통 카톨릭과 영국국교 – 개신교(Protestant)라고 불리는 교회의 분류는 Anglican, Baptist, Methodist, Gkeek+Russian Orthodox.. 등등 아주 넓다. 카톨릭 전파 이후 국가나 지역별로 여러 이유에 의해 분파되었음. – 를 오갔는데 그때마다 반대종교 인사에 대한 피의 숙청이 반복되었고, 지금도 영국정부는 북아일랜드의 카톨릭 & 프로테스탄트 분쟁을 일부러 내란(Civil war)이라고 하지 않지만 영국 토종 앵글리칸(영국국교회신자, 프로테스탄트)인 우리 선생님 말씀에 의하더라도 그것은 분명히 영국 영토 내에서 벌어지는 이교도간의 내란이다. 또다른 얘기로, 노동당수인 블레어는 원래 골수 카톨릭이지만 – 그의 아내와 자녀 모두 카톨릭이며 자녀들도 카톨릭 학교에 다니고 있음. – 정치적으로는 개신교인 척 하는 약간 우스운 처지가 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Persecutions contre les Catholiques, par les Protestans Machiauellistes en Angleterre, Richard Verstegan, Theatre des Cruautez des Heretiques (1607) By permission of the British Library.
카이폭스데이라고도 불리우는 400년전 이날에 가이폭스는 그동안 모의했던 Gunpowder, 즉 화약을 이용한 의회폭파작업을 들키게 된다. 그와 함께 여러명의 모의자들은 사지를 기계로 잡아당기는 고문을 받다가 (영국놈들도 엄청 잔인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는 형벌이 다 그렇듯.. ) 죽음을 당했고 왕실은 무사했다. 아무튼간 엄청 복잡한 왕실내의 종교와 남녀문제 등등이 얽혀있는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가이폭스(걸린 놈)의 인형을 불태우고 질질 끌고 다니면서 왕실의 무사를 축하?하는 축제를 매년마다 벌였다고 한다.
* 정릉동만한 동네에 15만명이나 모인다. -_- 불꽃놀이, 폭죽, 화약.. 그리고 깨진 술병과 쓰레기들을 볼 수 있다.
아무튼 150년이나 되었다는 루이스의 불구경에서 나는 꽤 볼만한 퍼레이드와 불구경, 그리고 단체로 술주정하는 영국놈들(나쁜 Yob들 이라고도 함.)도 볼 수 있었다. 콩알만한 동네에 사람이 미어터지고 라디오 하나만 틀어놓고도 신나게 놀아버리는 – 그러다 가끔씩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 모습을 보면서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엄밀히 말해서.., 한국화약이 엄청나게 돈들여서 하는 우리나라의 불꽃놀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말 잘들 논다. 그래서인지..^^ 이날 이 동네에는 무장경찰들까지 깔리고 구급요원이 진을 치고 곳곳을 지켰다.
마지막으로,,, 여기 폭죽은 엄청 세다. (K2소총소리 두배는 된다. 귀 안막으면 고막 터짐.. )그래서 해마다 방송에서는 축제 참여를 말리는 광고와 축제의 유래를 알리는 역사프로그램이 동시에 나오는 웃기는 일이 벌어지고, 아이들이 화상을 입어 어떻게 다쳤는지 데일리미러지나 썬 지 같은 신문에서는 아주 상세하게 소개한다.(단골메뉴..) 아무튼 어제 지나가던 퍼레이드 참가자가 터뜨린 화약에 허벅지를 맞았는데 정말 아팠다. -_-
* 영국의 과도한 ID카드제도를 풍자하는 행렬도 있었다. 나도 벌써 ID카드가 다섯장. 지갑이 터져나갈 지경.
* 불에 모여서 노는건 정말 재미나다. 어릴때 몰래하던 불장난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