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줄을 선다. 오늘은 오전 6시 35분 출발하는 첫 비행기다. 몇 달간 서울을 오가면서 마음이 꽤나 복잡해졌다. 누구든 그냥 사는 것은 아닐 거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부터 그렇지 않은 것들까지 정말 많겠지. 그 사이 어디쯤엔가 내 욕망이나 희망이 있을 것 같다.
수업을 맡으라는 건 그 부분에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애정과 애착을 갖고 매진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얇은 지식이 켜켜이 쌓여 붙잡을 만한 두께가 되고서야 비로소 누구에게 줄 만큼이 남는 것 아닐까. 난 도대체 왜 학교에서 강의란 걸 해보겠다고 나선 걸까?
마음을 약간 더 간편히 청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줄을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