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타니 종이, 이케아의 가드닝 제품군, 양철 도시락, 라디오헤드, 우주 탈출, 테이트 모던, 15세 소년의 애플 콜렉션, UAE의 인공 강우 산, 목수와 도구들, 황금 변기

교토의 구로타니 종이를 다룬 아름다운 도큐멘터리 영상입니다. 나무 껍질에서 시작해 한 장의 종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꽤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함 보세요들 ㅎㅎ.

이케아가 수경재배용 도구들을 출시했나봅니다. 홈 가드닝이 대세라더니 앞으로 각종 도구들이 마구마구 찍어져 나온다는 신호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Krydda와 Växer라는 타이틀의 이들 제품군은 햇볕이나 물 없이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알루미늄 도시락에 얽힌 추억이 떠오르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턴가 유해성 논란으로 사용을 안하게된 알루미늄 용기들이지만 그닥 정확한 근거가 있지는 않습니다. 일본에는 알루미늄으로 깔끔하게 만들어진 각종 용기들이 많습니다. 예전 우리 것과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훨씬 정교해서 직접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는. 쿨 헌팅에서도 팔기 시작했네요.

라디오헤드가 얼마 전 영국의 팬들에게 발송했다는 의문의 엽서입니다. 마녀를 태워라(Burn the Witch)라는 이름 아래에 “우린 너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지요. 사람들은 그게 다음 앨범의 이름이라고 추측했는데요.

바로 어제 아래와 같은 뮤직 비디오와 함께 발표가 되었습니다. 한 번 보세요. 섬뜩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꽤 잘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나사(NASA)가 개인 탈출 도구를 시험하다 남은 사진으로 보이는 컷인데요. 정말 저런 상태로 우주를 떠도는 거라면 차라리…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런던 테이트 모던 확장 리노베이션 디자인안으로 선정되었던 허촉 앤 드 모이런(Herzog & de Meuron’s)의 확장 공사가 막바지인 것 같습니다. 런던의 스카이라인에 점 하나를 찍을 듯.

미국의 15세 소년 알렉스 제이슨이 용돈을 모아 만든 애플 컴퓨터 콜렉션이 화제입니다. 양과 질이 매우 뛰어난데요.  Lisa 1을 제외한 애플의 모든 컴퓨터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전 미국을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의 콜렉션이라고.

아이폰이 무드등이 되다. 귀엽기도 하지만 꽤 실용적인 이 물건은 Nazzareno Ruspolini라는 디자이너가 3D 프린터로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폴리아미드.

UAE가 인공 강우를 위해 산을 만든다고. -_- 별걸 다.

폐 가옥에서 얻은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을 재생해 커스텀 가구를 만드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톱밥의 아들(Sons of Sawdust)이라는 이름의 브랜드?인데요. 아무리 봐도 내가 좋아하는 인욱이형의 이야기같네요. 웹사이트를 둘러보니 작고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네요.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목수라면 이런 도구를 몽땅? 19세기에 가장 잘 나갔던 목수용 도구상자라고 합니다. 그 때는 아무래도 직접 손으로 작동시키는 도구들이 많았겠지요? 매력적인 유물이네요.

뒤샹을 떠올리게 만드는 황금 변기의 전시가 (무기) 연기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구겐하임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이 물건, 실제로 만들기도 그리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이미지는 CG.

 

도시락으로도 쓸만한 도시락 바구니 사용기

*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점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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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의 주 산지로 유명했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담양 오일장은 대나무 소쿠리와 채반과 같은 여러 가지 종류의 물건들을 만들어 가져와 팔고 사는 사람들로 들썩이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죽녹원이나 담양군에서 준비하는 대나무 엑스포와 같은 그럴듯한 볼거리가 있는지는 몰라도 담양을 담양답게 만들어주던 지역의 대나무 생산품들은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죽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른 팔뚝만한 대나무를 가르기를 거듭해 원재료인 대나무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고된 일입니다. 또 그런 살을 엇갈려 짜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보니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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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점 한 켠에 자리한 남상보 할아버님의 원바구니, 도시락바구니도 그런 담양의 물건입니다. 두 상품 모두 작은 소품을 담는 용도나 선물용 박스 대용으로 쓰기에 적당한데요. ‘도시락바구니’라는 이름의 네모진 바구니는 본래의 용도도 도시락이었다고 합니다. 들판에 일을 하러 나갈 때 밥을 담아서 가져가기 좋은 물건이었다고 하는데요. 담양군 자료에 따르면 남상보 할아버님이 살고 계신 동네는 일제 강점기엔 일본군에 도시락 바구니를 납품하기도 했다는군요. 밥을 담아 쓰기에 어떨지 의문이 들던 차에 서울점에서 직접 시험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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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고슬고슬 잘 지은 쌀밥을 도시락바구니에 넣고 뚜껑을 닫은 후 약 두 시간 정도 놓아두었습니다. 처음엔 따뜻한 기운이 바깥까지 전해졌습니다. 중간 중간 살짝 열어보니 아주 천천히 식으면서 조금씩 건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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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후 열어보니 밥은 표면이 아주 약간 꼬들해진 상태였습니다. 젓가락으로 떠서 씹어보니 여름에 먹기엔 따뜻한 밥보다 오히려 안성맞춤일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맛도 은은한 대나무향이 났습니다. 불현듯 김에 싸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해보니 정말 괜찮았습니다.

밥이 너무 잘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김과 약간 굳은 밥의 조화가 좋았을까요? 그도 아니면 그냥 느낌상 그랬을까요? 아무튼 불편한 느낌은 별로 없고 “야외라면 이 도시락도 참 잘 어울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밥풀이 대나무 사이에 붙으면 곤란하겠다는 걱정도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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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시락이 바닥을 보일 때 쯤 자세히 살펴보니, 사방의 뚫린 구멍으로 공기가 통해서인지 생각보다 밥풀이 붙지 않았습니다. 밥이 약간 건조되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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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먹고 나니 약간의 밥풀은 묻어있었습니다. 이젠 닦아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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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처럼 사이로 끼기도 했지만, 조금 공들여 닦고 터니 어렵지 않게 말끔해졌습니다. 아얘 건조시킨 후 떼어내는 것이 더 쉬울수도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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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처럼 말끔해진 모습입니다.

“도시락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어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요즘의 도시락과는 다른 좋은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젖어있는 음식을 담아 내기는 어렵겠지만 흘러나오지 않을만한 적당한 음식물을 담는 건 괜찮겠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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