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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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 방 값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밥값이라도 줄여야 하는 신세가 되다보니 이번달을 마지막으로 이사를 계획했습니다. 그래서 몇주전부터 새로 살 집, 아니 ‘방’을 알아봤었는데, 마침 나온 좋은 방을 얻게 되어서 계약을 했고 이번주에는 잠깐이나마 정들었던 이 집을 떠나야 할 듯 합니다.

지금 살고있는 집의 주인아저씨의 성은 Mans Bridge입니다. 이름은 Steve. 뭔가 다리와 연관이 있을듯한데요, 그래서인지 집 앞에는 런던가는 기차가 지나가는 굴다리가 있습니다.

첫 날에 도착해서 처음 알게된 것은 주인아저씨가 부엌에 못들어간다는 사실과, 아주머니가 감자를 참 좋아하시는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메쉬포테이토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하얀 물체를 보고 당황했던 것이 엇그제인데 이제는 없어서 못먹는 것이 되었습니다. 배고프니 별것이 다 맛있습니다. 후추와 소금만 있다면 세상에 못먹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후추’란 양념에 왜 유럽사람들이 광분했던 건지 조금 알것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주인아저씨처럼 저도 부엌의 경계를 넘어본 일이 없습니다.

우리 주인아저씨 스티브는 한국전 때 영국군으로 참전했던 사람입니다. 영국 땅에 와서 생각지도 않던 한국전 참전군인을 만나게 되었을 때, 그냥 저절로 수고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땡큐를 연발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이걸 아신다면 윤호가 영국가서 철들었구나 하시겠죠. 누군가는 당연히 전쟁히 필요하다고 하듯, 심각한 고민 없이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내나라에서 생사를 건 경험을 했다는 실제인물을 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생각으로야 뭘 못하겠습니까. 그동안 말만 신나게 해왔던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아무튼 주인아저씨가 전쟁을 싫어하는 이유는 정치적인 것도 아니고 경제적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운 좋게도 살아왔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저세상으로 간 친구들이 참 많다는 겁니다.

아무튼 아저씨와 같이 살면선 돈 얘기도 (물가가 너무 비싸다보니 그렇겠죠.)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영국의 한 노파가 주민세를 안내고 버티다가 감옥에 가게 되자 신문과 뉴스에 그 이야기가 연일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가장 절정이었던 듯 합니다. 한국을 나서기 전 들었던 말대로, 사람 손이 간 모든 것들이 참 비쌉니다. 피쉬엔 칩은 피쉬엔 익스펜시브..라고 해야 적당할 듯 하고, 대형 수퍼마켓들은 장보는 사람들로 넘치는 반면에 작은 가게들은 모두 죽어가는 분위깁니다. 이런건 한국보다는 이미 훨씬 진행이 더 된 상태인것같습니다. 지방도시인 이곳에도 수많은 수퍼스토어들이 성업중이니까요.

쎄인즈버리 (정육점으로 시작, 역사가 150년이 넘었다.)
아스다 (최저가가 다 모이는 곳, 몇년 전 미국 월마트가 인수)
테스코 (말 그대로 테스코… )
좀머필드
웨이트로스
코옵

B&Q (청계천같은 곳)
Comet
PCWORLD
등등,, 정말 많습니다.

아저씨는 가디언 대신 선데이미러나 아거스라는 지방지를 즐겨봅니다. 제가 한번은 구경삼아 가디언 일요판을 사간적이 있는데, 아저씨는 ‘이 신문은 비즈니스맨들이 보는거야. 난 워커라서이런건 안봐.’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상반되는 것이, 한국에서는 금기에 속하는 계급에 대한 언급이 이곳에서는 공공연하게 일반적으로 대화속에 많이 포함된다는 겁니다. 아저씨의 말 처럼 말이죠. 한국서도 중산층이나 서민이라는 말들을 하긴 하지만 ‘나 서민이라서 이거 안봐.’라거나 ‘저 학교는 주로 중산층들이 다니는 곳이야.’라는,,, 등의 얘기들을 그냥 하지는 않으니까요.

안그래도 해변가의 눈부신 하얀 절벽(화이트클립) 바로 옆에는 유명한 사립학교가 있습니다. 건물이나 환경이 정말 눈부십니다. 그 학교에 한국의 로열패밀리들이 많다는 얘기를 아저씨에게서 들었습니다. 블레어는 미들클래스이지만 노동당수로서 워킹클라스인 척 하면서 살아가고, 내가 다니는 학교의 한 교수는 자기 집안이 부유한 정치가문이었지만 좌파집안인 탓에 큰 저택에서 살면서도 불을 안피우고 살았다는 등의 약간은 낮선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택에서 살지만 불을 안피우는 좌파운동가라…., 계급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런 차이에 의한 계급간의 반목과 같은 것을 찾기 힘들다는 것 등등이 저에겐 참 생소합니다.

‘서울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있니?라고 저에게 아저씨가 물었을 때, 전 그냥 열심히 살고있는 아저씨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약간 부정적으로 답했습니다. ‘잘들 살지만 아직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이죠. 솔직하게 생각해본다면 지금 살고있는 이곳 또한 달동네여서인지, 예전의 월곡동 사람들처럼 삽니다. 쪼그만 집에 오래된 가구들, 모든 것들이 너무 오래 된지라 거의 매주마다 이것 저것 직접 수리하면서 살아갑니다. 수리공을 부르는 건 엄두도 못내지요.

‘A third of pubs’ to open longer

영국의 음주, 24시간 가능해지다.
[Captured Article from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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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드링킹(술먹고깽판치기)이 심각하게 사회문제화되고있는 영국에서 놀라운 일이….
‘잉글랜드,웨일즈에 24시간 주류판매 및 펍 연장운영이 오늘 밤부터 합법화’

About one-third of all the pubs, clubs and shops in England and Wales licensed to sell alcohol are to get longer opening hours, BBC research suggests.
New licensing laws which allow pubs to apply for 24-hour drinking in some areas come into force at midnight.

Of the 375 licensing authorities surveyed, 301 responded in full. Researchers found 60,326 outlets will now be able to sell alcohol for longer.

But so far only a fraction – 359 pubs and clubs – will get 24-hour licences.

Licensing Minister James Purnell said the new laws would be coupled with the “toughest ever crackdown on alcohol fuelled violence”.

A rise in the number of arrests could be a measure of the success of powers in the Licensing Act, he said.

Mr Purnell told BBC Radio 4’s Today programme: “We are not saying that crime itself will go up.

Let’s not penalise the majority of responsible drinkers because of the crimes of a minority _ James Purnell, Licensing Minister

“What we are saying is that we are giving the police more powers and we do expect there to be more prosecutions.”

Mr Purnell added that premises which sell to underage youngsters will be putting their licence at risk – and he stressed that this would include supermarkets.

“It is absolutely clear that the current system has not worked,” said the minister.

“Let’s not penalise the majority of responsible drinkers because of the crimes of a minority.

“There should be a very clear principle here – that if people are not causing harm to others, government should get out of their personal lives.”

The authorities who responded to the BBC survey said:

There have been 60,326 extensions in hours for selling alcohol.

1,121 establishments will have 24-hour licences and of these 359 are pubs or clubs.
The survey results come after ministers warned that the introduction of more relaxed licensing laws on Thursday is likely to lead to an increase in alcohol related arrests.

Shadow culture secretary Theresa May said the logic of the government’s plans was “absurd”.

She told BBC News: “The government has got it the wrong way round.

“They should have been doing something about binge drinking before looking at extending the licensing hours.”

‘Urban myth’

Mrs May said it was of “great concern” that a “significant number, if not a majority” of premises that would have 24-hour drinking were supermarkets and petrol stations, which she said were often frequented by underage drinkers.

She concluded that the change “will lead to more disorder”, adding that “government ministers have accepted that there will be more crime as a result of these laws”.

But Mark Hastings from the British Beer and Pub Association welcomed the changes.

He said: “We’ve been saying for a long time that the result of this change would be a relatively modest increase in overall licensing hours, that 24-hour opening was an urban myth, and certainly 24-hour drinking would be an urban myth.

“What we’re actually seeing is that at last in this country adults are going to be treated like grown-ups and given a little bit of choice about having a social life beyond 11 o’clock at night.”

일주일 브라이튼

Chippery II
Fish and Chips * Source: Flickr public domain

긴 여행도 끝나고 하숙집에 짐을 푼지 일주일.

여행기간 동안에는 유럽이란 땅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일종의 환상과도 같은 선입견들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들은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거나, “사회보장이 잘 되어있을 것”이라거나, 하다못해 “집안의 생활모습이 좀 더 세련될것”만같은, 어쩔 수 없이 머리속에 주입되어있던 생각들.., 네덜란드의 농촌에서 매일마다 맡은 소똥냄새는 외가집 근처의 것과 다를 것이 없었듯이, 사람들 사는것이 그다지 현격한 차이를 가진 것은 아닌것같다. 우리나라에 비해 잘 되어있는 어떤 것을 보았다면, 비슷한 만큼의 단점 또한 볼 수 있었으니까.

몇일 안되었지만 평평한 유럽대륙을 떠나 도버해협을 건너면서 처음 만나는 백색 절벽처럼, 이곳 영국땅은 대륙에 비해서 ‘척박’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영토와 험한 기후.. 등 사람이 사는 데 그리 나을것이 없어보인다. 하숙집 주인 아저씨가 얘기하듯, 누구나 인정하는 유럽 최고의 물가에다가, 불합리하다는 구청세금에 이르기까지.., 요즘 어떤 영국의 노부부는 구청세(Council tax)의 인상율이 물가인상율보다 높다며 납부를 거부하다 감옥에 들어갔을 정도로 반발이 심하다. 그런 때문인지는몰라도 거리의 모습은 거의 구동독 지역에서 보았던 거리모습과 비슷한, 상당히 낡고 거무튀튀한 모습. 새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차이가 크지만, 그것도 제한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것일 뿐 유럽인들이 특별히 헌것을 쓰기 좋아하는 것은 아닐꺼다. 핸드폰에 열광하고 엠피쓰리플레이어는 꼭 가지고다니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러고보면 한국에서 살면서 나는 에너지나 자원을 소비하는 것에 관한 제약을 경제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거의 받지 않았던 것 같다. 살인적인 버스요금 때문에 자전거를 탄 것은 아니었고, 전기요금때문에 전등 수를 줄인적도 없었고, 물값때문에 소비하는 먹는 물을 줄일 생각은 더군다나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돈 좀 아껴서 그 맛있다는 피쉬엔칩좀 먹어봤으면 좋겠다. 너무 비싸서 피쉬만 먹거나 칩만 먹었지 둘 다 먹어본적이 없다. -_- 삶의 질이 갈수록 낮아지는 느낌.. 베를린의 두배는된다. 서울의 한 세배..?? Fish – 2pound 정도 chip – 1.5pound 정도… 대충 6-7천원정도… 앉아서 먹으면 한 만원은 그냥 날라가버리니..

생활인가 여행인가..

아,, 또 한글이 된다.

나랏말..이라는 뜻 처럼 문자 또한 국가적으로 고유한,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고생스러운 물건임에 틀림없다. 단지 외국에 있다고 해서 ‘통’하기 위해 거쳐야 할 일이 많은 걸 보면 소유의 영역에 문자나 언어와 같은 말의 개념 또한 집어넣어야 할 듯 싶다.

어제는 법정의 무소유라는 텍스트를 엄청나게 ‘소유적’이어야 가질법한 아이팟으로 읽고 말았다. 법정의 가지런한 말의 넘나듬을 ‘소유적’인 아이팟으로 보니 기가 막혔지만, 조금만 더 읽다보면 아이팟을 버릴만한, 그리고 거대한 괴물덩어리 니콘 70s를 버릴만한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잠깐동안은 영국에 가는 일, 디자인에 집착하는 일… 등의 – 뭐 스님들이 보자면 전부 다 ‘세상’에 집착하는 것이라 하겠지만 – 내가 소유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짠..한 기분..이 느껴진다. 비까지 주룩주룩 오는데, 그리고 나는 여행중인데,…. 뭔가 내 주위의 삼박자란 무소유를 실천하는 일에 어울릴만한 분위기였던 것이다.

안그래도 법정은 여행이라는 것이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그래서 그저 읽어서 얻거나 보아서 얻은 언어의 장난질 같은 한낱 지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지혜를 엮기 좋은 일이라고 하더라. 선승들은 세달마다 문 너머 세상으로 나가, 그저 돌아다니며 세상 돌아가는 법을 구경한다는데 나는 너무도 오래 한자리에 서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 베를린만 해도 그렇다. 머문지 몇일 되었다고 나름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간의 네트워크, 내 이동의 방식과 자취들은 낮설어야 할 여행길에 정말 낮선 익숙함이 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내 베를린의 지루함은 그런 것에서 비롯된 건가보다.

Motto und Slogan

“청년들이 금간판이나 내걸고 있는 지도자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차라리 벗을 찾아 단결하여, 이것이 바로 생존의 길이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것이 나으리라, 그대들에게는 넘치는 활력이 있다. 밀림을 만나면 밀림을 개척하고, 광야를 만나면 광야를 개간하고,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 우물을 파라. 이미 가시덤불로 막혀 있는 낡은 길을 찾아 무엇할 것이며, 너절한 스승을 찾아 무엇할 것인가!” _ No-Shin

A motto or slogan usually sattles near a monolithic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