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에서의 설레임, 마인드 스페이스

DSC00117.JPG

봄날 오후에 구경한 두 전시,
‘존 배 개인전’과 ‘마인드 스페이스’ 이야기

엘리트 예술

“일반인들 사이에 통용되는 ‘경제상식’이라는 것과 적어도 교육을 충분히 받은 자칭 지식인들이 ‘論’하는 ‘경제지식’, 혹은 ‘경제논리’등은 서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느끼지는 못하고 보기만 해온, 느끼지는 못하고 듣기만 해왔던 예술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궁금해졌다. 이도 저도 필요없이 이런 ‘배운놈’식의 글쓰기 방법을 벗어나 보자면 한마디로 ‘뭔소린지..’ 모를 것이 예술이라는 것. 사실 하나도 느끼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예술이라고 불리워지는 행위나 물건 자체를 나는 느낀다기보다는 그냥 거리를 두고 보아왔던 것일게다.

빛과 선을 이용한 오브제는 십년을 미술이라는 형식의 언저리에 머물러있던 나같은 사람에게 어느정도는 흥미로운 이야기들. 즉, 위의 글에서 보자면 그나마 느꼈다고 볼 수 있는 몇몇 것들 중의 하나.

존배의 물건에서 보여지는 그림자와 밝은 부분들, 이리저리, 때로는 규칙적으로 나열되는 그런 물건들을 보면서 느끼는 기분은 어린 시절 ‘선재구성’이란 것을 하면서 느끼던 즐거움이다. 존 배의 기하학적인 몇몇 ‘선재구성?형식의..’오브제들을 사진으로 미리 보며 ‘빛과 선의 장난’을 예상했던 나는 실제의 전시에서 내내 ‘지루한 어떤 개인의 역사’ 이상의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이렇게 된 이유가 나 개인의 소양부족에서 온 것일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_-;;

하여간 그 외형상으로 상식적인 미술로서의 재미를 보여주는 몇몇 오브제들, 즉 기하학적인 간단한 형태와 그 크기, 작업에서 예상되는 노력이 감상자를 압도하는 오브제들은, 단일한 작품으로서 그나마 심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상당히 작위적인 냄새를 풍기는(작가들이 자기 작품에 붙이는 이름이야 시비걸 것도 없지만서도…) 작품명에서, 더군다나 심오한 가려진 뒷얘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보는 나로서는 그것이 무엇인가 궁금하여 미칠 지경이 되어버린다. 그때에는 이미 물리적인 작품은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나는 의문을 가진다.

“이 ‘덩어리’와 풀리지 않은 제목만을 나에게 쥐어준 작가인 당신은 도대체 무엇이오??”

설명이 필요하다. 이해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나의 현실은 아직까지 세련된 작품 배열과 조명의 조화…역시나 일방적인 오디오(그래도 디지털 엠피쓰리 플레이어를 이용한…)설명 등등의 엄청난 노력?을 보인 고상한 작가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듯 싶다.

하여간 이런 ‘고상한 예술, 미술’을 만날 때면 십년을 ‘미술’해왔다는 놈으로서 크나큰 황당함에 직면하게 되는것.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민은 많으면 많을 수록, 전시는 쉬우면 쉬울수록…’

Rotation of DSC00105.JPG

아, 마인드 스페이스전이 호암아트홀에서 함께 전시된다.

호암과 로댕갤러리는 줄곧 동시 전시를 해왔었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로댕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들은 호암아트홀의 전시들 보다 수준미달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뭐, ‘비교우위’이겠지만서도 하여간 이번 마인드 스페이스 전은 적극 추천할 만한 전시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직접 봐야만 관람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특별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마인드 스페이스 = 테마파크.

글쓴이

Yoonho Choi

independent researcher in design, media, and locality & working as a technology evangelist in both design and media industries

“테마파크에서의 설레임, 마인드 스페이스”에 대한 16개의 생각

  1. 내가 그냥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쉬운 전시는 ‘쉽게’ 말하자면 ‘뽀르노사진’과 같은 것이지 뭐..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즐기고,,, 뭐, 소장할 것 까지야 없고..ㅋㅋ

  2. 쉬운 전시란 무엇일까요?

    식자의 궤변은..

    사실..

    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해온 자들에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저 먼 땅의 그 무엇..

    여하간,

    벗어 날 수 없는 굴레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요.

  3. 내 맘데로 표현하기

    오감을 통한 전시 느끼기(즐기기)…

    그리고 내 맘데로 생각하기…

댓글 남기기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