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타는 드론, 아르셀로미탈 오빗에 미끄럼틀, 돌체앤가바나XSMEG, 샌프란의 노천소변기

제가 좋아하는 스튜디오 코우너스의 과자전 참가 소식입니다. 코엑스에서 5월 4일부터 5일간 진행된다는군요.

인텔에서 트위터에 프로모트하고있는 세계최초의 유인 드론 영상인데요. 최근들어 다양한 드론 실험 영상으로 기업 홍보를 하고 있는 인텔. 그런데 사람이 타면 그것도 드론인지 뭔지 좀 헷갈리네요.

재해 현장용 건축 구조물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시게루 반이 에쿠아도르 지진 현장에 출동했나봅니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현장으로 직접 뛰어드는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삼성에서 개인비서로봇을 발표했나봅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질문에 응답할 수 있고 HD카메라로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고 보안 카메라로 활용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런던의 기괴한 조형물 아르셀로미탈 오빗(ArcelorMittal Orbit)에 오는 6월 미끄럼틀이 설치된다고 합니다. 영구 설치되는 The Slide는 40초간 178미터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고 합니다. 시속 15마일의 속도로!

돌체 앤 가바나가 가전 브랜드 SMEG의 Frigorifero d’Arte (Refrigerator of Art) 캠페인에 참여했나본데요. 시실리 풍의 전통 문양들이 수작업으로 입혀져있습니다. 모두 100여대 정도 한정판으로 제작되었고 가격은 33,000달러 정도. 왠지 성냥갑처럼 보이네요 ㅎㅎ.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자하 하디드와 폴 스미스, 톰 딕슨 등이 참여한 트라팔가 스퀘어 골프코스(Visionary Crazy Golf) 콘셉트가 12만 파운드의 실행 자금 모금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모금이 완료되면 오는 9월 중순의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LDF)에 공개될 예정.

좀 지난 내용이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중국인 기독교 연합이 거리 공원 등에 설치된 노상 소변 시설의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서울에 이런 물건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와 서구의 문화적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부분에선 이해가 잘 안되네요.

 

유튜브 VR 생방, 고무 장갑 포르노, 자하 하디드의 마이애미 복합 시설, 던지는 카메라 버디, 사고 모면한 테슬라

유튜브가 360도 화면(VR)의 생방송 지원 발표. 얼마 전 오픈소스 VR 카메라 구상에서 보듯 페이스북은 경험의 품질을 높이는 것에 집중해왔다. 구글은 조금 다르게 별도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값싼 제작, 시청 창비의 보급과 인프라 구축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 여러 가지 VR 경험 방식이 출현한 것은 오래 된 이야기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기술 비용이 많이 떨어진 요즘, 인터뷰나 패션쇼와 같은 저널리즘과 패션,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같은 미디어 전반에 걸쳐 VR동영상의 쓰임새가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유튜브 VR 생방송은 1440픽셀과 초당 60프레임이 지원되며 공간을 재현하는 음장 효과도 포함된다.

닭고기 공장이 떠오르는지? 아쉽지만 진짜 손은 아니다. 실리콘 재질의 고무장갑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  이런걸 ‘process porn’이라 한다고. 그러고 보면 모든 대량생산은 포르노와 통한다.

자하 하디드가 떠나긴 했나보다. 그녀가 제 2의 고향을 위해 디자인한, 어쩌면 그녀가 손대고 있던 마지막 작업인 마이애미 주차 및 복합시설 계획이 취소되었다. 최초안이 책정한 예산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지지부진하자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너무나 많이 ‘저렴해진’ 모습에 선정위가 아얘 취소를 해버린 모양. 그녀는 65세의 나이로 지난 3월 말일 마이애미에서 사망했다.

드론을 날리고 조종하기가 귀찮은 이에게 필요할 듯. 던지면 낙하산처럼 체공하는 카메라 버디(Birdie). 카메라를 보호하는 골격이 약간의 체공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조인데 좀 맹해보이긴 해도 매우 playable해서 나름 괜찮아보인다.

테슬라 운전자가 자동주행중 위기를 모면한 영상이 화제. 테슬라는 “특별할 거 없다”며 태연한 척. 듣고 보니 그렇긴 하다. 한 번의 실수로 골로 가는 수가 있으니 정규 채용되는 기능이라면 만에 하나 실수도 없어야 하겠다. 아무튼 테슬라는 주행 중에 제공할 엔터테인먼트 계획에 심혈을 기울여주길. 운전대도 안잡으면 뭐하면서 운전하나.

영국의 한 연구가 트위터와 포스퀘어,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ㅎㅎ. 포스퀘어를 켜서 서울의 지도 검색을 해보니 얼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곳들과 겹친다. 마찬가지란 얘기.

 

어쩌다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가 172살

우표, 우체국, 크리스마스 카드, 박람회, 박물관, 영국식 디자인 교육제도 …… 이 모든 것의 시작에 헨리 콜(Henry Cole)이란 만물상같은 작자가 있다. Sir Henry Cole로 부르기도 하는데 영국에선 그만큼 먹어주는 인물이란 얘기.

19세기의 영국은 산업자본주의가 정점에 달하던 시기. 그는 상업과 교육 분야에 ‘국가’ 발전의 해법이 있다고 믿었고 일개 관료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들을 집적거렸다. 로우랜드 힐(Rowland Hill)이란 인물의 조수로 일하면서 최초의 우표와 우체국 시스템인 페니 포스트(Penny Post)를 고안했고, 연말 편지를 직접 쓰기가 귀찮아서 최초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안해내기도 했다. (사진 참조, 1843년)

그의 역작은 말 할 필요도 없이 1851년 수정궁(Cristal Palace)에서 열린 대박람회(Great Exhibition)인데 국제 규모로 열린 최초의 박람회, 즉 최초의 엑스포같은 것이었다. 그는 이 때 전시된 물건들을 정리해서 최초의 – 공공 교육 – 박물관인 사우스 켄싱턴 뮤지엄을 만들었고(현재의 V&A), 디자인 학교를 박물관과 함께 운영하는 영국식 디자인 교육 시스템(현재의 RCA+V&A)을 정착시켰다.

어쩌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냈다는 그는 이렇게 생겼다.

 

헨리 콜(Henry Cole, 15 July 1808 – 18 April 1882)
헨리 콜(Henry Cole, 15 July 1808 – 18 April 1882)

 

판교 현대, 오늘 만진 것, 구마 겐고 당선, 416TV

영국 JHP가 디자인을 총괄한 판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백화점은 도시 생활의 꽃이자 낙엽같은 존재.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 바로 쇼핑이란 ‘경험’이다. 그 특별하다는 설명과는 달리, 무엇이 특별한지 사진만으로는 분간하기가 좀 어렵다. 지갑을 챙기고 국내 최대의 백화점을 구경해볼까?

하루동안 만지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있나? 이 펭귄의 신간(Every Thing We Touch: A 24-Hour Inventory of Our Lives)은 투싼의 카우보이부터 일본의 갓난아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동안 뭘 만졌는지?” 묻고 사진 평면으로 기록한 것.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고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이미 취소시킨 바 있는 자하 하디드의 설계안 대신 구마 겐코의 디자인안을 최종 설계안으로 결정했다. 구마 겐코는 <삼저주의>와 같은 저서를 통해 ‘작고’, ‘낮고’, ‘느린’ 건축을 주장해온 건축가다.

종이든 디지털 언론이든 다들 입다물어버린 상황이 되자 아버지가 직접 나섰다. 이름하여 416TV. 아버지는 촬영하고 어머니는 편집을 한다고. 뉴스타파에서 촬영한 이 영상이 그나마 ‘바이럴’ 전파에 성공했다. 다들 잊지 말자. 기억은 영원하고 그 아픔의 치유는 어차피 우리 몫이다.

 

여전히 불평등한

세 번 정도 여행했다. 1997년과 1999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1년. 누군가에게 여행이 기억에 남을 일이라면 아마도 다른 음식이나 얼굴 색, 풍경과 같은 그런 것일텐데, 종종 그걸 뭉뚱그려 ‘문화의 차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는 그걸 몇 번의 해외여행과 유학 생활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남들은 방안에서도 알만한 일을.

마지막으로 인도에 들렀을 때 찍은 이 사진을 지금의 나의 시선으로 관찰하면 세 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발코니석과 일반석을 나누는 소득 수준의 차이,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성별의 차이, 그리고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사진으로 남긴 무관심한 여행자의 시선과 실재하는 현실의 차이 정도.

돌이켜보면 그저 우리와 다른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에 촬영한 사진이다. 남녀를 구분하는 조선시대의 관습 정도를 떠올리긴 했지만, 사진 속에 엉켜있는 수많은 차별과 불평등을 읽어내지도 못했던. 내가 했던 마지막 인도 여행은 딱 그 정도였다. 그저 다른 문화라는 걸, 그러니까 ‘문화의 차이’ 정도를 애매하게 이해하는데 세 번의 배낭여행이라는 기회를 소비한 셈이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인도는 여전히 불평등한 것 같다. 그리고 단지 드러나는 방식이 다를 뿐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 하다. 그런 차이를 옛날 서구인들이 동방을 유람하듯 여행하면서 꼭 확인해야 하는지는 … 잘 모르겠다.

40대 평범한 직장인, 폭스바겐 티구안을 1년 탔다.

40대 평범한 직장인, 폭스바겐 골프를 1년 탔다.“는 기사와 대체로 비슷한 느낌을 정리해보고싶어서 적어본다. 전체적으로 티구안의 품질은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하지만 차 값은 많이 내렸다곤 해도 부담스러운 정도였다. 그래도 한 1년 넘게 타다보니 매달 나가는 할부금은 생각에서 지워낸 채 그냥 잘 샀다는 생각을 하면서 탄다. 상대적으로 현기차에 비하면 잘만든 차인 것엔 틀림이 없다.

1. 티구안도 연비는 좋은 편이다. 골프, 티구안, A3 모두 같은 TDI 2.0 엔진을 쓰는 차들. (물론 엔진이 같다고 출력이나 성능이 동일하지는 않다.) 티구안은 골프보다 무게가 무거우니 연비는 조금 떨어진다. 대충 실측해보면 고대나 종암사거리에서 오르막인 북악터널까지 내부순환로를 타고 가면 9~11키로 내외의 연비가 나오고, 퇴근할 때 코스팅모드(악셀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기어를 중립으로 해주어 엔진 브레이크를 안걸리도록 만드는 주행모드)를 켜고 내리막으로 약간 신경써서 내려오면 15~20키로의 연비가 나온다.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서울 시내를 한두시간 돌아다니면 12-15 사이, 고속도로는 15-20 사이가 나온다고 보면 될 것 같다.

2. 차체가 단단하다. 파노라마 썬루프인 예전 스포티지를 타고 방지턱에 바퀴를 한쪽만 얹으면 어렵지 않게 차체가 물렁거린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썬루프의 찌걱거리는 소리도 그렇고. 같은 실험을 해보면 티구안은 아무런 소리 없이 잘 타고 넘는다. 실제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유튜브 영상 중엔 백인 청년이 티구안 문짝에 매달려도 내려앉지 않는 실험 영상이 있을 정도. 문짝과 차체 사이의 골격 내부를 살펴봐도 도장되지 않은 생 철판이 그대로 노출된 부위가 현기차와는 달리 거의 없다.  도장된 표면도 매우 두껍다. 요철 부분을 살펴보면 그 두께를 가늠할 수 있는데 현기차의 그것과는 다르게 고무코팅을 한 듯 둥글둥글하다. 

3. 엔진브레이크는 현기차에 비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 마자 무지막지하게 걸린다. 이 증상이 맘에 걸린다면 코스팅모드를 사용하면 되지만, 대신 항상 중립인 상태에서 바로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니 패드도 빨리 닳게 될 것이고, 익숙하지 않다면 위험하기도 할 것 같다. 코스팅 모드는 평상시에 막 켜고 끌 수는 없고 정지 상태에서 핸들의 버튼을 조작해서 켜고 끌 수 있다. 하지만 코스팅을 켠 상태에서라도 기어노브를 D에서 S모드로 하고 속도를 줄여나가면 코스팅은 해제되고 엔진브레이크가 D일때보다도 한 단계 더 저속일때처럼 세게 걸리므로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 대신 써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래서 나는 속도를 내어 밟을 때는 D모드, 감속할 때는 S모드를 쓰곤 한다.

4. 시끄럽고 하체가 단단해서 쿵쾅거린다. 하지만 빠르게 코너링을 해도 휘청거리지 않는다. 단단하기로 유명하니.. 소리도 더 나고, 노면 소음도 국산 세단에 비하면 아주 많이 올라오는 편이라 시끄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차가 단단한 건 장점이 될 때가 더 많다.

5. 스포티지(200마력) : 티구안(140마력). 전 차였던 스포티지는 디젤이 아니라 가솔린 터보였다. 그 차는 수치상으로는 무려 200마력이 넘는 출력이었는데, 토크는 티구안에 비해 10 정도 떨어지고 최대 토크 구간도 고RPM에서 나오는는 편이라는 게 함정. 티구안의 출력은 140마력밖에 안된다. 그렇지만 토크는 40 가까이 되고 그 구간도 저RPM에서 고RPM까지 매우 길게 유지된다. 좀 거칠게 이걸 설명하자면 … 한국차는 마력이라는 수치를 높여 마케팅을 하는데 유럽쪽 차들은 그런 장난을 치지 않는다는 거다. 마력은 한참 떨어지지만 차를 실제로 몰아보면 토크 구간 배분을 잘해서 전체적으로 힘이 더 좋은 느낌을 받는다. 마력이 높다고 차가 잘 나가지는 않는다.

6. 실내 인테리어 품질은 폭스바겐이 “구리다”고들 하지만 국산차에 비해 한 체급 위의 차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소나타나 K5정도의 대중차종에 비하면 내장재의 질이나 마감 품질이 매우 좋은 편이다. 같은 폭스바겐이지만 티구안의 내장재가 골프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다. 외부 마감에서도 문짝의 소음 씰링 등이 매우 디테일하게 되어있다. 현기차의 산타페나 소렌토정도에서도 그 정도의 마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눈에 훤히 드러나는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해버리니 싼티가 팍팍 나는 것.

7. 범퍼 받혀서 상대방측 보험으로 교환했는데 총 수리비가 300만원에 렌트 포함해서 400 가까이 나왔다. 무조건 사고는 없어야 한다.

아이네 클라이네 퍼니처(eine kleine furniture)

소생공단이 문을 열었고 이상록, 신하루를 인터뷰한 글이 첫 게시물로 소개되었다. 결혼을 앞둔 시기, 가구를 마련하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한 인터뷰다. 최대한 궁금한 점들을 짚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구입한 가구를 직접 사용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앞으로 소생공단을 통해 인터뷰의 지혜를 터득하기를 소망하며, 편집하지 않은 전문을 기록해둔다. 사진이 붙고 편집이 된 소생공단의 글은 이 링크를 눌러 볼 수 있다.

아이네클라이네 퍼니처, 함께 살아갈 가구를 찾고 있다면

아내와 10평 남짓의 오래된 다세대 주택에서 산다. 말 그대로 신혼살림이다. 다세대주택의 한 층을 둘로 갈라 만든 우리 집엔 큰 창이 달린 작은 방, 침대가 놓일 만큼 큰 방, 길쭉한 부엌, 그리고 작은 화장실이 있다. 부엌 끝, 골목을 향해 난 창문으로 동이 틀 때면 오래된 창틀과 노란 햇살이 만들어내라는 모습이 꽤나 멋지다. 결혼 전, 살림을 준비하면서 큰 방은 침실로만 쓰고 작은 방은 식사도 하고 책도 보고 이야기도 나눌 다목적 공간으로 쓰자는 계획을 세웠다.

가구(家具). 말 그대로 집안 살림을 위해 쓰는 도구다. 크기가 비교적 크기 때문에 한 번 방 안에 들이면 바꾸기도 쉽지 않아서 얼마간은 꼼짝없이 함께 지내야 한다. 그래서 가구를 고르는 일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조건은 두 가지.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고 적어도 수십 년은 고쳐서 쓸 수 있는 가구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일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OO가구’와 같은 목재 가구 브랜드는 탐색지에서 제외했다. 부모님과 살던 시절의 경험이지만 그런 곳의 가구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딱히 아내와 살아갈 집까지 그리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진 못했다. 게다가 적어도 20평형 이상의 아파트 평면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은 크기와 색상은 꽤 부담스러웠다. 튼튼하고, 복잡하지 않고, 수수한, 넓지 않은 집에 어울릴 가구는 어떤 것일까?

이럴 때 제일 만만한 브랜드가 바로 이케아(IKEA)나 무인양품(MUJI)이다. 군더더기 없이 매우 ‘적당한’ 디자인과 스타일, 가격으로 무장한 가구들을 그곳에선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래도 무인양품이나 이케아의 가구들 또한 “버리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견고한 가구는 아니라는 점, 게다가 수리를 하기도 어렵다는 건 여전히 문제였다.

“보통이지만 딱 좋은” 가구

아내는 디자인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일한다. 결혼 전 아내를 만나러 드나들던 그곳엔 가리모쿠60, 뫼벨랩, 아이네클라이네, PLY와 같은 브랜드 가구를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가격을 제외하면 일단 그곳의 가구들은 앉아보고 만져볼만한 호기심이 생길 정도로 충분히 잘 생겼고 적당한 품질을 갖추고 있었다. 아내를 만나러 갈 때마다 시간을 두고 여러 가지를 살폈다.

그 가구들을 꼼꼼하게 살펴볼수록 아이네클라이네의 테이블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직선과 그대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표면 마감이 돋보였다. 작은 방의 오래된 창틀과는 도색 없는 원목의 누런 빛깔이 아무래도 더 적당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아이네클라이네를 골랐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가구를 설명할 때 아내와 나는 “담담하다”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과하게 날카롭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매우 기본적인 가구의 구조 그대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지만 홈페이지에서나 심볼 마크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가구 자체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만든 이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서대문의 아이네클라이네를 찾았을 때 이상록에게 질문했다.

아내와 가구를 쓰면서 “담담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아이네클라이네의 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어떤 부분이 특징이라고 보시는지?

사실 ‘써주시는 분들이 느끼는 그것’이 바로 특징인 것 같아요. 뭔가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건 없어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두께나 비례와 같은 것들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나오는 것이겠죠. 제가 처음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그리고 처음 가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같은.

예상과는 좀 다른 대답이었다. 어쩌면 그는 내가 담담하다고 힘주어 말한 부분을 불편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가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원래 주거환경학과에서 인테리어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거듭하면서 그것이 너무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가족 구성원 몇 명, 남편의 직업은 뭐고, 엄마는 뭐하고, 아들이 어떻고. 그걸 다 우리가 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의 최대 관심사가 이 모형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더라고요. 내 생각이 거기서 살게 될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전해질지 고민이 있었죠.

그러다 휴학을 했어요. 얼마 후엔 몸에서 가장 가까운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가구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무사시노에서 공부를 하셨죠?

네, 일본에서 가구 공부를 했어요. 이탈리아나 뉴욕 하면 화려함을 떠올리게 되는데, 일본은 뭔가 생활과 밀접하면서도 부담 없고 쓰는 사람들이 편하게 쓰는 것이 좋은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 때 보고 경험한 것들이 형태에 묻어 나오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굉장히 감명을 받았던 어느 일본 건축가의 말이 생각나요. “보통이지만 딱 좋은.” 더하거나 덜 할 것도 없는 그런 가구를 만들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과하거나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빼게 되는 거죠. 하지만 어떤 때는 무언가 덧붙이는 게 안정감을 주겠다 싶어서 덧붙이기도 해요.

일단 가구가 집안의 좋은 배경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지만 그래도 시선을 어느 정도는 머무르게 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생산자 스스로 자신의 가구를 담담한 가구라고 규정한다면 이미 그건 완벽하게 답답한 가구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내가 그리 느끼는 것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나와 아내가 그렇게 느낀 것은 어쩌면 우리가 선택한 가구 자체보다는 그 가구와 함께 하나 하나 만들어낸 우리 집의 상황 때문이 아니었을까.

뭔가 어려운 걸, 저걸 해봐야겠다는 욕심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 내가 저걸 마스터해서, 내 가구에 꼭 이 디테일을 넣어보고 싶다는,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이걸 어떤식으로 하면 어떻게 보이겠다는 그런 것들을 잘 조합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담담해지는 것 아닐까요?

네,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집요한 내 질문에 마지못해 나온 대답이었다.

‘소규모 생산’이라는 현실

그런데, 기술적인 것에 집중하다 보면, 그쪽으로 막 빠져드는 사람이 있잖아요.

처음부터 “목공을 한다.”고 그러면, 주변 친구들은 “너 장인이구나.”라고 하는데, 뭐 처음부터 장인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사람들은 구분하기 좋아하잖아요. “디자이너세요?”라든지 말이예요. 그런데 디자이너라는 것도 그다지 …… .

사실 디자이너도 아니고 장인도 아닌, 딱 중간 같아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고, 사람들이 뭘 좋아할 지 그런 얘기도 많이 듣고, 그걸 어떻게 구현을 해볼지 연구하고 말이죠.

그들의 활동에서 기존의 전승 공예나 현대 공예의 범주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부분을 찾기는 힘들다. 오히려 주변 여건에 비추어 그들만의 합리적 방법을 정하고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먼저 공방을 만든 이상록도 그렇지만, 이후 합류한 신하루도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디자인 문구 회사를 거친 후 목공을 시작한 경우다. 매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 목공예가나 가구 디자이너라는 말 대신 ‘스튜디오 가구 브랜드’ 따위의 신조어를 주로 사용하는 걸 보면, 그들의 활동이 장인 정신이나 기업가 정신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가구에 도장을 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요즘 유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나무를 소재로 선택한 이상, 그걸 색으로 덮어버리면 아깝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나무 결이 멋있고 좋아서 나무를 좋아했다기보다는, 그냥 나무가 갖는 톤과 느낌이 좋았거든요. 아주 물렁하거나 딱딱하지 않은 일종의 중간적 요소를 갖고 있는 소재로서의 나무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과해지는 게 싫은 것 같아요.

그런데 완전히 원목 통나무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도 별로 선호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나는 내가 다듬을 수 있는 형태에, 아주 솔리드한 색깔이 아니지만 짙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그런 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신하루)옛날에 쓰던 소나무같은 건 약하거든요. 활엽수에 비해서 침엽수는 약해요. 그래서 그걸 강화하기 위해서 옻칠도 하고 그런 거죠. 사실 그럴 필요가 없으면 왜, 굳이 칠을 그렇게 하겠어요? 그 색을 덮어서 말이예요.

다른 나라 이야기지만 과거에 영국 캐비닛 제작자들이 낮은 품질을 숨기려고 무늬목으로 가구를 덮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도장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 재료에 대한 일종의 윤리적인 태도를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사용자의 입장에서 …… 말이죠?

네. 사용자의 입장에서 말이죠.

좀 달라요. 뭐랄까, 우리는 선택지가 별로 없어요. 소위 말하는 이케아식 가구처럼 대량 생산을 할 수는 없잖아요. 대한민국 서울에서 무늬목을 붙여 품질을 감추는, 그런 일을 하는 건 대기업 아니고서야 승산이 전혀 없는 거예요. 원목을 사용한다는 건 감정적인 부분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이기도 한 거죠.

그래요. 옛 사례도 무늬목의 사용 자체가 비윤리적이기보다는 그렇게 무늬목을 사용한 상황이 그렇다는 이야기라고 해야겠네요.

도장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아마도 재료를 바꾸겠죠. 원목은 칠도 잘 안먹는데다가, 칠을 할 건데 원목에다가 어설프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몸에 좀 안 좋더라도 MDF를 사용하겠죠.

도장을 한다면 들어가는 재료는 뻔해요. 거기에 도장을 뭘 쓰고, 그 속에 들어가는 나무는 뭘 쓰는지 뻔해요. 그러면 우리는 두 명이서 하는, 요정도 규모니까 큰 회사와는 경쟁이 안돼죠. 단순한 문제는 아니에요.

둘의 대답을 듣고 보니, 소규모 생산이라는 진짜 현실을 ‘대량 생산과 소비에 반발해 나타난 대안’이라는 정도로 너무 간단히 생각해온 건 아닌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그들이 조건에 따라 MDF에 도장을 할 것인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 같다. 더 큰 회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그들의 개성을 담은 가구를 계속 만들 수 있는 방법. 둘은 그것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저희처럼 오일로 마감하면 기다려야 하거든요. 칠하고 나서 하루, 장마철에는 이틀도 기다려야 되요. 말리고 나서 재도장해야 되고, 쓰다가도 또 상판을 정리하고 오일 칠을 다시 해야 되고. 사실 우레탄으로 한 번 입히면 다 해결돼요. 하지만 나무 자체의 숨구멍을 다 막아버려요. 우리가 하는 오일 마감보다 훨씬 세죠. 어떤 사람들은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그걸 하기 시작해버리면 공장을 돌리는 곳이랑 똑같아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소규모이기 때문에 저희는 뭔가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그렇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접점도 단절되고, 우리가 사람들에게 주장할 수 있는, 어떤 점이 좋다고 하는, 그런 메리트도 잃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효율적이고, 빠르고, A/S가 적게 난다는 이점을 가져오기 위해서 그걸 잃게 되는데, 그게 우리에게 이익이 되느냐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 둘이 합쳐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이거고, 그럼 그 일을 어떻게 잘 표현을 해낼까.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닐까. 그게 소규모로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근본적으로 칠이 이게 좋으니까 이걸로만 해야 돼. 그런 감정적인 부분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닌 거죠. 카페에 납품을 하는 테이블은, 저희도 우레탄 도장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정말로, 우리 가구를 사는 개인들이 뭘 원할까를 생각하면, 천연 오일이 맞다는 거죠. 그런데 또 상품 개발이나 저희 상황에 따라서 충분히 변할 수가 있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저희가 이렇게 생각하지만, 작기 때문에 그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우레탄 도장을 안 했지만,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요. 단지 감정적으로 나무가 좋아서. 도장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방법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가구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요? 일부러 허술하게도 만드는 요즘 물건들과 다르다는, 튼튼하다는 뜻인가요?

오래 써도 안 망가진다는 말은 아니에요. 쓰는 사람이 오래 쓸 마음이 들어야 하는 게 더 중요해요. 그러기 때문에 아까 한 말처럼 형태가 질리지 않아야 하겠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써포트’를 해준다는 거예요. 당신이 쓰는 동안에 문제가 생기면, 마감이나 오일 칠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설명도 해드리겠고, 어디든지 가서 해주겠다. 그거죠.

처음에 시범을 한 번 보여드리고, 그렇게도 하거든요. 여자분들, 주로 댁에서 관리하시는 분들은, 아파트에서 아무리 잘 설명을 드려도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거예요. 그럼 가서, 담소를 나누면서 작업을 해요. 한 번 칠한 다음에 좀 이야기 하다가 다시 닦아주고, 한참 후 내일 정도부터 쓰시면 된다고 얘기하고, 그럼 그 다음날 아침에 전화가 와서 아침부터 새 것이 되었다고, 좋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러죠. 사실 그런 부분들이 우리 라이프스타일엔 없어요.

있었다가 없어진 거죠.

예전에는 아주머니들이 무슨 왁스를 뿌려가지고 닦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은데, 그게 없어요. 가구에 왁스를 칠한다고 하면, 무슨 왁스냐고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예요. 가구는 한 번 쓰면 죽을 때 까지 그냥 멀쩡해야 되는, 그런 거 아니냐는 생각도 갖고 계신데, 정말 아니죠. 가구를 어떻게 길들이면 되는지에 대한 설명 및 도움을 우리가 드리겠다는 의미에서 사실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가구라고 한 거예요.

저희가 또 그렇게 생각하는 계기가 있었어요. 한번은 물자국이 났다고, 막 그런 얘기가 들어와서, 저희도 뭔가 좋은 대답을 드리기 위해서는 우리도 일본 사이트에서 찾아봐야겠다 싶어서 검색을 해봤어요. 어떤 사람이 원목 테이블을 쓰고 싶은데 애들이 어려서 뭘 흘리면 얼룩도 질 거 같고, 휨이나 그런 것이 걱정이 된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이 답변을 했는데, 가구업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그거는 가구를 구입한 회사에 문의를 해보시면 될 거 같다고, 제대로 된 회사라면 그런 케어까지 분명히 서포트를 해줄 거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그러면 우리도 무작정 가구 왁스로 관리하면서 써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고, 그걸 직접 해주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고, 그런 생각을 한 분이라도 가지게 할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지 않을까.

고객의 몇 퍼센트 정도가 그렇게 지원을 받고 있나요?

일단 저는 고객의 이름은 다 알아요. 연락이 오면, 바로 어떠시냐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요. 이젠 점점 머리에 한계가 오긴 하는데, 한 50% 정도는 편하게 전화가 오가는 정도는 돼요. 100%를 채우려면 인력을 더 충원해야 하는데, 상황 자체가 그렇게 되지는 못해서, 이쪽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는 거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궁금한 게 있으시면, 처음엔 어떤 식으로 관리하면 되는지, 그런 거에 대해 언질을 다 드리고 있어요.

그렇게 하려다 보면 어차피 소규모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요.

확실히 소규모이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응을 할 수 있는 건 분명한 거 같아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지고, 어떻게 우리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직원이 조금만 더 되어도, 그 직원들 먹여 살리느라 여기 저기 일 따러 다녀야 되고, 각자 분업화되면 분업화될수록 자기 일만 하고 그래야 되겠죠. 그것도 중요하긴 한데, 저희가 좀 전에 말했던 생각들을 유지해야지만, 그래야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리하면, “시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드리겠다.”는 이야기다. 시간의 개념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설명하는 부분이 꽤 인상적이다. 그들이 꾸려가는 가구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부분은 아마도 이 지점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런 나무들은 주로 어디서 구하시는 건가요?

저희가 사용하는 목재 가격 자체가 굉장히 비싸요. 다른 데 두 배 하는 목재도 있고 그래요. 손님들 중에 제가 주로 사용하지 않는 목재들을 원하시는 분은 직접 재료상에 모시고 가서 목재를 사오기도 해요.

오크, 월넛 같은 것들은 주로 북미산이 많고, 마호가니 같은 것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 많이 나오죠.

옛날엔 직접 나무를 해서 가구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요즘엔 재료를 주변에서 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잘 쓰이는 나무 재료가 있긴 한가요?

참죽나무가 잘 쓰이는 편이고, 그리고 소나무나 느티나무 같은 것들을 많이 쓰죠. 그런데 제대로 건조가 되고 그러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하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해요.

제가 봤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나무로 집을 짓는다. 그러면 고속도로를 하나 뚫어야 할 거예요. 그렇데요. 생산량이 균일하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뭔가를 할려면 이렇게 해야 하는 거죠. 아니면 시골에, 벼락 맞아서 떨어진 나무, 그런 걸 구해서 하시는 분도 있데요.

마지막 질문이었던 재료의 선택과 수급 부분에서도 그들의 태도는 여전하다. 어떤 특별한 의미를 먼저 두고 그렇게 했다기보다는 적합한 방안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소규모로 공방에서 생산하는 가구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은 대량생산된 가구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대량생산된 가구들은 보통 광범위하게 통용될만한 일종의 소비자 모델을 정하고 그에 따라 생산된다. 당연히 여러 측면에서 가장 일반적인 생활 조건을 반영하게 된다. 우리는 같은 소비자 모델을 두고 생산된 비슷한 가구라면 보다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물건을 비교해 선택한다.

소규모로 생산된 스튜디오 가구들은 그런 일반적인 생활 조건에서 약간은 비켜선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확실히 좁은 가구 영역이다. 둘 간의 차이는 형태, 재료, 색상, 접합 방식, 크기 등을 비롯해 그것이 놓일 환경에 대한 고려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이면서도 광범위하다. 대부분 대량생산된 가구보다 비싸다는 점이 선택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지만 소규모로 생산된 제품들을 품질과 가격만으로 비교, 선택하고 구입하는 것은 넌센스다. 대신 그들이 지향하고 제공하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공감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가구란 없다. 아이네클라이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함께 만들어갈 조력자가 필요했으므로, 나는 그들을 선택했다. 아이네클라이네는 매우 다양한 기본 생산 모델을 갖추고 있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희망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또한 사후 방문 지원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집 안 가구를 나름의 생각대로 만들어볼 생각이라면 그들에게 조언을 구해보길 권한다.